‘흑자전환’ 제주항공…‘틈새시장’ 환승여객 수요 잡는다

올 3분기 영업이익·순이익 전 분기 대비 흑자 기록
신규 노선 취항·재운항 등 통한 사업 다각화에 집중
환승여객 수요 창출…다양한 노선 조합해 수익 늘려

올해 하반기 들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제주항공이 수익 구조 다각화에 나선다. 신규 노선 취항과 해외 네트워크 확장으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1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4602억원, 영업이익 395억원, 순이익 4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대비 매출은 7.5%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제주항공이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의 올해 1~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1조4273억원, 영업이익 1051억원, 순이익 648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2022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이후 2분기 고환율과 물가 상승 등의 여파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중·단거리 노선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1개 분기 만에 다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실제 제주항공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증편해 공급을 늘리며 노선 운영을 탄력적으로 가져갔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수송객 수는 332만4143명, 점유율은 14.2%로 국적 LCC 중 1위를 차지했다.

제주항공은 4분기 신규 노선 취항, 지방발 국제선 시장 점유율 확대, 호텔·IT·지상조업사업 등 보유 자원을 활용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한다.

제주항공은 동계 기간 인천~인도네시아 바탐·발리 노선 신규 취항, 부산·무안발 국제선 신규 취항·재운항을 통해 수송 분담률을 높이고 해당 지역 여객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호텔사업과의 시너지 강화, 지상조업 자회사 제이에이에스(JAS)와의 동반 성장, IT 전문기업 에이케이아이에스(AKIS)를 통한 IT 경쟁 우위 확보 등으로 외부 변수에 대처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탄력적인 노선 운영과 신규 노선 개발, 강력한 원가 경쟁력과 보유 자원 간 시너지를 통해 넘버원 LCC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공=제주항공>
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공=제주항공>

특히 제주항공은 환승여객 수요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취항 중인 일본·중국·동남아시아 국가의 50개 도시, 73개 노선에서 다양한 노선을 조합하고 신규 수요를 발굴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는 것이 목표다.

제주항공의 이 같은 시도는 2015년 웨이하이~인천, 칭다오~인천 등 2개의 한·중 노선을 인천발 사이판·방콕 노선과 연계해 중국인 환승 수요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해당 도시에서 직항 노선이 없거나 운항 빈도가 낮은 점을 활용해 틈새시장 개척을 시도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국제선 운항 정상화에 발맞춰 환승 여행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인천국제공항과 히로시마공항이 체결한 ‘인천-히로시마 노선 활성화 및 환승객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히로시마~인천~태국·베트남·필리핀·홍콩 등을 잇는 상품을 개발해 히로시마에서 출발해 제3국으로 여행하려는 수요를 확보했다. 마쓰야마~인천~태국·베트남·필리핀·홍콩·대양주, 태국·베트남~인천~일본 등 보유 노선을 활용해 다양한 환승 옵션도 제공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환승여객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한국을 거쳐 제3국으로 가기 위해 제주항공을 이용한 고객은 9만957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환승여객 수(9만7092명)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제주항공은 환승여객 수요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항공을 이용한 환승여객은 2014년 1000여명에 불과했지만, 약 5년 만에 150배 넘게 급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성장세가 주춤하긴 했으나, 2021년 1856명을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9만7092명을 돌파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국적 항공사 중 최초로 인천~인도네시아 바탐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바탐 노선 운항으로 인도네시아는 물론 인접 국가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여행객들의 인바운드·환승 수요를 확보할 예정이다. 에티하드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14개의 글로벌 항공사와의 협정을 체결하며 해외 네트워크도 확장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환승객 유치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며 “신규 취항, 해외 네트워크 확대 등 다양한 노선 조합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발굴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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