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이혼 소송’으로 일컬어지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이 사실상 확정됐다. 2심 판결에서 최 회장이 1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재산을 분할해야 하는 가운데, 대법원에서 최종 결과가 뒤바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8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 대해 이날 업무 마감 시간까지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심리불속행 기각 기한은 이날 자정에 종료된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 이유가 ‘원심 판결의 중대한 법령 위반’을 다투는 등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해 원심 결론을 그대로 확정하는 판결이다. 상고심 절차 특례법상 원심 판결이 헌법에 반하거나 부당하게 법률을 해석했는지, 판례와 해석이 다른지, 판례 변경 필요성 등 6개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를 살핀다.
만약 재판부가 심리불속행 기각을 하려면 사건이 대법원에 접수된 날로부터 4개월 이내에 기각 판결 원본을 법원 사무관 등에게 전달해 사건 당사자에 송달하도록 해야 한다.
앞서 지난 7월 대법원에 접수된 사건과 관련해 4개월이 지난 이날까지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 대법원은 해당 사건의 법률적 쟁점에 대해 본격적으로 검토에 나서 최종 판결을 할 예정이다:
지난 5월 30일 서울고법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바 있다. 최 회장이 지급할 금액은 전 재산 4조115억여 원의 35%에 달한다.
이혼 소송 2심에서의 쟁점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과거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는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취득 당시 대한텔레콤)을 재산 분할 대상으로 볼 것인지 여부 등이다.
재판부는 먼저 최 회장의 SK(옛 대한텔레콤) 지분이 선친에게서 받은 ‘특유 재산’인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 부부 공동 재산이 아닌, 선대 회장에게서 상속·증여받은 특유 재산일 경우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노 관장측은 부부 공동 재산이라는 입장인 반면 최 회장측은 원고가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자금으로 인수한 것이므로 명백한 특유 재산이라는 입장이다.
또 노 관장측은 항소심 재판에서 모친 김옥숙 여사가 보관하고 있던 ‘선경 300억(원)’이라고 쓰인 메모를 제출하며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 성장의 근거가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 회장측은 SK 주식이 증여·상속 받은 ‘특유 재산’으로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300억원의 비자금과 SK그룹 자산 형성에 대해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뤄진 입증된 바 없는 판단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 회장은 앞서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협의 이혼을 위한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2018년 2월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정식 소송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2019년 12월 노 관장이 재산 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고, 2022년 12월 1심은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 들여 최 회장이 위자료 1억원과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을 맡은 서울고법 가사2부는 양측 합계 재산을 약 4조원으로 보고 그중 35%인 1조3808억원을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줘야 한다며 재산 분할 액수를 대폭 상향했고, 20억원의 위자료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최 회장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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