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이 내년 상반기 안에 대형 항공기 3대를 추가로 도입해 유럽 노선 다각화와 화물 운송량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른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 판도 변화에 대비해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서기 위해서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내년 상반기 중 B777-300ER 2대와 A330-200 1대를 추가 도입하고, 하계 스케줄부터 유럽 4개 노선의 운항 횟수를 늘릴 방침이다. 캐나다 밴쿠버 노선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노선에도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B777-300ER 항공기는 A330-200 항공기보다 30% 이상 넓은 벨리 카고 스페이스(Belly Cargo Space)를 갖춘 것이 강점이다. 티웨이항공은 화물사업 매출 증대와 내부 조직 강화 차원에서 한국발 판매 방식을 직접 판매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이 화물사업 육성에 적극적인 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의 연도별 화물 수송 실적은 2018년 3200톤과 2019년 3700톤에 불과했지만, 2022년 7800톤에 이어 지난해 1만6800톤에 육박했다. 5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올해는 1만9000톤이 넘는 화물 수송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동남아시아로 대표되는 중·단거리 노선에서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LCC들의 수요와 공급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중대형기 도입을 통한 화물 운송량 확대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으로 진에어 중심의 통합 LCC 출범을 앞둔 만큼 LCC 업계 2~3위권을 지키는 티웨이항공으로서는 수익 구조 다변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합쳐지며 등장하게 될 통합 LCC는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넘어설 것”이라며 “업계 상위권인 티웨이항공도 수익 창출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우선적”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당시 국내 LCC의 주기종이던 B737-800 항공기를 운항했으며, 화물 부문은 부가 사업 수준으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다만 2022년 2월 이후 A330-300 3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며 화물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였다.
A330-300 항공기를 여객과 화물 수요가 충분한 싱가포르, 방콕, 시드니 등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하면서 벨리 카고 스페이스 활용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 실제 전자 부품과 자동차 부품, 기계류 등 기존 B737-800으로 운송할 수 없었던 대형 화물을 ULD(Unit Load Device·항공화물 탑재 용기)로 수송하며 화물량이 늘어났다.
티웨이항공이 A330-300 항공기를 투입해 올해 처음 운항하기 시작한 유럽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은 지난 5월부터 취항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그레브 도착 물량 이외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인근 동유럽 국가들로 연계되는 화물 운송을 늘려가면서 연간 전체 누적 물량의 약 2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A330-200 항공기를 이용해 앞서 지난 5월에 취항한 자그레브 노선에 이어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4개 노선을 신규 취항하면서 벨리 카고 스페이스를 활용한 화물사업을 더욱 확대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중대형기를 활용한 화물 운송은 현재 티웨이항공의 유의미한 사업이 됐다”며 “중대형 항공기 추가 도입과 노선 다각화를 통해 앞으로도 항공화물 경쟁력을 높이는 등 수익 창출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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