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사 AI 비서(에이전트)에 고도화된 영상 검색 기능을 탑재하고, 글로벌 AI 비서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AI 검색 기업인 퍼플렉시티에 이어 AI 영상 검색 기업과 협력하면서 ‘완전체 AI 비서’를 만들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13일 SKT는 미국 AI 영상분석 스타트업 ‘트웰브랩스(Twelve Labs)’에 300만 달러(한화 약 4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트웰브랩스는 20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AI 스타트업으로, 영상 이해 및 검색을 위한 멀티모달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엔비디아 자회사 엔벤처스(NVentures), 뉴엔터프라이즈어소시에이트(NEA) 등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약 5000만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트웰브랩스가 주력하는 멀티모달 AI 모델은 영상 속 다양한 인물과 사물을 식별할 뿐만 아니라 행동 및 상황까지 세밀하게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영상 데이터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장면을 정밀하게 찾아내고 내용 요약까지 제공하는 영상검색 솔루션 ‘마렝고(Marengo)’와 영상 기반 질의응답 솔루션 ‘페가수스(Pegasus)’를 선보였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트웰브랩스는 글로벌 리서치기관 CB인사이트가 선정하는 ‘글로벌 100대 AI 스타트업(AI100)’에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이름을 올리며 혁신성을 공고히 했다.
SKT는 이번 투자를 통해 트웰브랩스와 함께 멀티모달 AI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AI 비서’ 등 차세대 AI 서비스에 접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아기가 첫 걸음마를 떼는 영상 찾아줘”, “손흥민과 김민재가 패스하는 장면 분류해줘” 같은 구체적인 요청에 즉각적으로 해당 장면을 검색하고, 영상 내용을 텍스트로 정리해주는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AI 영상 분석 기술이 SKT의 AI 비서인 ‘에이닷(A.)’과 출시 예정인 글로벌향 AI 비서 ‘에스터(A*)’에 적용되면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SKT와 협력하고 있는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의 역량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에이닷에는 퍼플렉시티의 AI 검색 기능이 탑재돼 있는데, 영상 검색 기능까지 제공한다면 글로벌 AI 비서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양사는 이 같은 서비스 혁신 외에도 보안 및 공공 안전 분야에서 AI 관제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협력할 방침이다. 기존 CCTV 모니터링은 한 명의 실무자가 수많은 영상을 장시간 주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트웰브랩스의 멀티모달 AI 모델을 적용할 경우 사건·사고, 인물 동선 파악 등을 신속히 검색·요약할 수 있다. 특히 악천후, 어두운 골목길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실시간 탐지 및 검색 효율을 높여 관제센터 운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신 SKT AI성장전략본부장은 “양사 협력을 통해 멀티모달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이 실질적으로 AI 혁신을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와 사업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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