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취임 첫 실적 퀀텀 점프…‘1조 클럽’ 훌쩍

삼성생명 출신 자산운용 전문가…작년 3월 삼성증권 구원투수로 선임
취임 첫해 1조클럽 진입 확실시…디지털·MZ 신흥 자산가 적극 공략 주효

삼성증권이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 1조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대비해서도 약 60% 가량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히 박종문 대표의 취임 첫 해 처음 받아든 성적표로 의미가 있다.

16일 기업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지난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5대 상장 증권사(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 중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5개사는 모두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1조2717억원 전망)는 자회사를 포함한 실적 규모로 제외한다면, 전년 대비 60.8%의 성장률을 보이며 1조191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 삼성증권이 실질적으로 5개사 중 최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생명 출신 자산운용 전문가…옛 삼성 미전실서 금융계열사 경쟁력 강화 주도

앞서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으로 보면, 삼성증권은 영업이익이 9949억원에 달해 이미 1조원에 육박한 상태다. 3분기에 이미 1조클럽 입성이 확실시된 것이다. 최근 삼성증권의 선전으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중에서도 회사의 존재감은 뚜렷해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3분기 리테일 고객자산이 7조7000억원 순유입됐으며, 퇴직연금잔고도 3조2000억원, 개인연금 잔고는 1조9000억원 각각 증가해 퇴직연금 실물이전 관련 긍정적 시그널이 선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3월 부임한 박종문 대표의 자산관리(WM)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965년생인 박 대표는 금투업계가 아닌 삼성생명 출신이다. 연세대 경영학과, KAIST 금융공학 석사 졸업 후 삼성생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삼성생명에서 CPC(고객‧상품‧판매채널)전략실장, 자산운용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옛 삼성그룸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신설된 금융경쟁력제고 TF장을 이끌었다. 앞서 박 대표는 미전실 금융일류화 추진팀에서 근무하며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한 바 있다.

지난 2023년 4분기 부동산PF발 충격과 당국의 보수적 기조 등의 요인으로 순손실을 낸 삼성증권에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박 대표는 자신의 주특기인 WM부문의 특화를 통해 수익을 금새 반전시켰다.

특히 기존 부유층과는 다른 수요와 관심사를 가진 신흥 디지털 부유층, 젊은 자산가들을 공략한 특화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삼성증권은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젊은 신흥 고액 자산가를 전담하는 ‘영앤글로벌(Young & Global)영업팀’을 신설했다.

실제로 박 대표 취임 이후 삼성증권의 리테일고객 자산 규모는 안정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증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증권 리테일 고객자산 규모는 31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87조원 대비 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 1억 이상을 예치한 고액자산가(HNWI) 고객수도 23만1000명에서 26만명까지 증가했다.

◆실적 회복에도 시장 침체 속 주가 하락세…‘밸류업’ 방안 발표 언제쯤

삼성증권은 지속적으로 젊은 리테일 고객을 겨냥하는 다양한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올 초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와 제휴를 맺고 연금굴링 서비스를 개시했다. 삼성증권의 ‘굴링’은 투자목적과 투자기간, 투자방법, 목표수익률 등을 입력하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로보 굴링’ 등의 서비스로 이뤄져 있는 자체 자산관리 서비스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 연말 단행한 신년 조직개편에서는 퇴직연금 조직 강화에 나섰다. 퇴직연금본부를 기존 자산관리부문에서 디지털부문으로 이관하고 조직을 확대했다. 지난해 10월 개시된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도입에 따른 연금 ‘머니무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디지털부문 산하로 옮긴 것은 젊은 직장인들의 비대면 채널을 통한 연금투자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박 대표에게 남은 과제는 ‘밸류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다. 14일 현재 삼성증권의 주가는 올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4만300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해 8월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조만간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그 후로 수 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안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내달 중 삼성증권의 지난해 연간 실적이 예정대로 나온다면, 주가 반등 효과와 함께 별도의 주주가치 제고안이 발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2025년 예상 주주환원수익률이 8.2%에 달하는 만큼 주가 회복세는 가팔라 질 것으로 예상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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