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웹툰을 글로벌 사업으로 키워낸 그는, 지난해 나스닥 상장에 이어 올해는 일본 만화 제작사에 투자하며, 네이버웹툰을 ‘아시아의 디즈니’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 2004년 네이버 개발자로 시작한 만화광…웹툰 생태계 정착 주도
김 대표는 지난 2004년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했지만, 어릴 때부터 수집한 만화책이 8800권에 달할 정도로 만화에 대한 관심이 깊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김 대표는 당시 사내에서 막 출범했던 웹툰 업무에 적극 지원했다. 우선, 온라인에 만화를 게재하는 새로운 포맷을 대중화하기 위해 직접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 유통 과정을 구체화했다.
특히 그가 2013년 네이버웹툰사업부장으로서 주도한 ‘PPS(Page Profit Share)’ 모델은 웹툰 작가들이 광고 수익, 유료 결제 수익, 지식재산권(IP) 활용 수익 등을 분배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도입 초기 연간 거래액이 232억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20여년이 지난 지난 2022년 기준 연간 매출액만 2조255억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급 성장했다.
이 같은 혁신으로 국내 웹툰 작가들의 창작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원고료 외에 수익이 없던 시절에는 작가 생활이 불안정했지만, PPS 프로그램 덕분에 스타 작가가 다수 배출됐고, 웹툰 업계가 하나의 독립 시장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6월 나스닥 상장식에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운데 왼쪽)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책임자(GIO)등이 참석해 환호하고 있다. <출처=나스닥>
◆ ‘나스닥 상장’으로 글로벌 무대서 존재감 부각…글로벌 독자 1.6억명 확보
네이버웹툰은 2014년부터 영어·일본어·태국어 등 다국어 버전을 선보이면서 해외 독자를 적극 유치했다. 영어·일본어·태국어·스페인어 등으로 번역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내놓았고, 미국과 태국, 대만 등지에서 집중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후 유럽과 남미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히면서 현지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같은 글로벌 진출 노력은 ‘나스닥 상장’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지난해 6월 네이버웹툰 본사이자 북미 소재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시켰다. 밴드 최상단 공모가(주당 21달러)가 적용돼, 약 27억 달러(약 3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네이버웹툰은 150여개국에서 5500만개 이상의 작품이 서비스 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억6690만명, 월간유료이용자수(MPU)는 790만명에 달한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출처=연합뉴스>
◆만화부터 드라마·애니까지…‘아시아의 디즈니’로 도약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영토 확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에는 자사 일본어 서비스를 운영하는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가 일본 창작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자 현지 전자 만화 에이전시 ‘넘버나인’에 투자하고 지분을 확보했다.
이번 투자는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의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일본 현지에서 웹툰을 제작하는 스튜디오에 대한 첫 투자다. ‘넘버나인’이 제작한 웹툰 ‘신혈의 구세주’, ‘나만 최강 초월자’는 지난해 ‘라인망가 2024 랭킹’ 톱10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작품들은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등으로도 서비스 중이다.
또한 자회사 스튜디오N을 통해 미국, 일본, 중국, 태국 등 글로벌 현지 업체와 협력하며 콘텐츠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스튜디오N은 지난해 애니메이션 ‘여신강림’(크런치롤, 북미), OTT 시리즈 ‘더 에이트 쇼’(넷플릭스), ‘정년이’(tvN, 디즈니+) 등을 선보이며 자체 제작 역량을 한층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올해도 IP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남주의 첫날 밤을 가져버렸다’, ‘연의 편지’, ‘좀비딸’, ‘그놈은 흑염룡’, ‘중증외상센터’ 등 여러 기대작을 공개하고,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판권을 수출할 예정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및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해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네이버웹툰을 ‘아시아의 디즈니’로 키우겠다고 잡은 목표 기간이 36년이었다. 이제 20년이 지났으니 목표까지 절반 조금 넘게 지나왔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도전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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