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대 건설사 중에서는 삼성물산과 DL이앤씨가, 중견 건설사 중에서는 아이에스동서만이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2년간 자사주 취득 및 처분, 소각, 체결 공시 등을 제출한 국내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실행한 10대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DL이앤씨가 유일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조289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535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한 것과 비교해 570.2% 증가한 규모다. 국내 상장사 중 1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한 곳은 삼성물산이 유일하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 2023년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을 위해 향후 5년간 보통주 13.2%, 우선주 9.8%를 분할 소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22일에도 자사주 약 780만주를 소각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는 총액으로 9322억2300만원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자사주 소각에 1083억원을, 자사주 취득에 191억원을 투입했다. 2023년 자사주 취득을 위해 728억7000만원을 투입한 것과 비교하면 75% 증가했다. 2023년 자사주 소각은 없었다.
DL이앤씨는 3년마다 주주 환원 정책도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21~2023년 지배주주 순이익의 15%를 주주들에 환원했다. 이 중 10%는 현금배당으로, 5%는 자사주 매입에 쓰였다.
DL이앤씨는 지난해 2월에는 공시를 통해 2026년까지 연간 연결 순이익의 25%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10%는 현금배당에, 15%는 자사주 매입에 쓰인다.
중견건설사 중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지난해 자사주 취득을 위해 97억3100만원, 소각을 위해 195억3100만원을 투입했다. 2023년에는 취득 및 소각한 자사주가 없었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안정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 취득을 위해 174억4300만원을 투입했다. 다만 소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2023년 자사주 취득에 278억원을 투입한 것과 비교하면 약 37% 감소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타 업종의 기업들과 비교해 기업가치 제고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차원에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권장하고 있지만, 건설업은 고질적인 저평가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건설업종의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배 미만이다. PBR은 현재 주가를 해당 기업이 보유중인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이다. PBR이 1보다 낮다는 것은 기업의 순자산보다 현재 주식가치가 낮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정부가 실행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상장 건설사도 전무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건설업종 평균 PBR이 낮기 때문에 밸류업 지수 편입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지혜 한국건설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건설경기에 따른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 비해 주가 변동싱이 심하고 수익률도 높지 않다”며 “특히 요즘처럼 건설경기가 어렵고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지 않을 때에는 기업가치를 제고하는게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