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증권사 임직원들의 급여도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대형 증권사들은 평균 1억원대를 훌쩍 넘는 임원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 중 가장 많은 성과급을 지급한 곳은 메리츠증권이었다.
20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0개 증권사 임직원의 총 급여(성과급 등 포함, 퇴직급여 제외)는 5조7863억원으로 전년(4조8772억원) 대비 약 1조원에 달하는(9091억원) 증가세를 보였다. 증가율로 보면 전년 대비 18.6% 늘었다.
같은 기간 증권사 임직원 수는 오히려 소폭(0.8%)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적으로 받는 급여액이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열풍 등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반등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일명 ‘1조 클럽’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메리츠증권 5곳에 달한다. 전년도에 단 한 곳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기지 못했던 것과 상반된다.
이에 대형 증권사들은 호실적에 대한 후한 성과급으로 임직원에게 보답하는 분위기다. 1조클럽에 입성한 키움증권은 지난달 임직원을 대상으로 월급의 8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급의 경우 상당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공시됐다. 특히 일부 증권사는 인당 평균 수억원대에 달하는 성과급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임원의 성과급을 가장 많이 지급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으로, 임원 44명에 대해 총 성과급 699억5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즉 임원 1인당 평균 수령액이 15억9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12.9% 늘어난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은 금투업계에서도 강한 성과주의 기조로 유명한 곳이다. 이번 호실적에 대해서도 성과급을 통해 임원에 대한 ‘통큰’ 보상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극단적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전사적 비용효율화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밖에 타 증권사의 임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DB금융투자 3억6500만원 △미래에셋증권 3억1000만원 △한화투자증권 1억6000만원으로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48.3%, 136%, 40.4% 늘었다.
반면 실적이 증가했음에도 임원 성과급은 감소한 증권사도 있었다. 삼성증권의 임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평균 약 5200만원으로 전년(6억1700만원) 대비 91.6% 줄었다. 다만 이는 성과보수 산정 체계가 3년 주기로 이뤄지는 제도에 따라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도 지난해 임원 성과급이 7100만원으로 전년(1억5000만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편, 현재까지 급여가 공시된 증권사의 전체 임직원 중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성과급·퇴직금 등 포함)를 인물은 올해도 강정구 삼성증권 수석으로 집계됐다. 그는 지난해 93억2400만원을 받았다. 급여는 7100만원이나 상여금이 92억3100만원, 기타근로소득이 2100만원인 것으로 공시됐다. 강 수석은 삼성증권에서만 20여년 이상 근무해 온 유명 프라이빗 뱅커(PB)로, 높은 금융상품 운용 수익 성과에 따른 보수를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이종석 유안타증권 리테일전담이사가 83억3200만원, 유지훈 상상인증권 상무는 68억7000만원을 받았다.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59억49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에는 퇴직금 48억9800만원이 포함됐다. 이어 대신증권의 오너 일가인 양홍석 부회장(34억6700만원), 이어룡 회장(32억2500만원)도 각각 고액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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