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총괄사장이 8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박주선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다. 줄어든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추진한다. 경영권 승계 논란이 지속되자 이를 해소하고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총괄사장은 8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경영적으로 옳은 길이라고 판단해도 주주와 정치권, 정부의 지지를 받지 않고 밀어붙이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안 사장은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주, 언론,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따가운 질책과 염려의 말씀이 있었다”면서 “이번 유상증자 논란 사태로 주주 권익보호가 부족한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반성했다.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지에 전략적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유상증자 발표 후, 승계 논란에 휩싸이며 시장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최고 경영진은 시장 불신을 의식해 자사주 총 48억원어치 매입을 발표했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하며 경영권 승계 마무리를 공식화했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총괄사장이 사업 비전과 투자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그럼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회사는 결국 유상증자 규모 축소를 결정했다.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실행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조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이는 4월내에 시가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방안이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은 15% 할인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 안 사장은 “유상증자 이후 승계 문제로 논란이 되자 바로 김승연 회장께서 빠르게 의견을 냈다”면서 “소액주주 지분가치 희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향후 4년간 11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투자 분야는 크게 방산과 조선·해양·에너지 분야다.
투자 금액은 △매출 증대를 위한 해외 투자 6조2700억원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1조5600억원 △지상 방산 인프라 투자 2조2900억원 △항공우주산업 인프라 투자 9500억원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올해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3조원을 달성하고, 오는 2035년에는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까지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안 사장은 “현재 북미 LNG 액화 터미널 투자를 신규 검토 중”이라면서 “해운 합작법인(JV) 설립 등으로 조선과 에너지 분야의 시너지창출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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