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가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핵심 광물의 가격 변동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중 코발트 가격은 주요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이 코발트 수출 중단과 더불어 미중 갈등에 따른 여파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은 주요 원자재 가격을 제품 판매 가격에 연동해 리스크를 줄이고 있지만, 핵심 광물의 급등락에 따른 영향을 해소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자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으로 코발트 가격은 지난 16일 3만327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평균 가격 대비 7.46%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14일에는 코발트 가격이 3만5900달러까지 치솟았다. 코발트 가격이 3만6000만 달러를 육박한 것은 지난 2023년 2월 3만5000달러로 떨어지고 약 2년 만이다.
코발트는 배터리 양극재의 부식과 폭발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필수적인 물질로, 구리와 니켈 광산의 부산물로 얻어져 희소성이 높다.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던 지난 2022년 코발트 가격은 3월 8만2700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세계 코발트 최대 생산국인 민주콩고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내려가게 됐다. 이에 코발트 가격은 지난 2월 2만1365달러까지 떨어졌다.
코발트 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민주콩고는 코발트 수출중단을 결정했다. 지난 2월 민주콩고 전략광물물질시장감독청(ARECOMS)은 발표 기준 3개월 뒤, 오는 5월 22일 해제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미중 무역 갈등이 이어지면서 단기 급등한 코발트 가격은 3만 달러 초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상호관세 발표로 시장향방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시장참여자들의 관망세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극재 원료와 배터리 사진 (왼쪽부터 리튬, 원통형 배터리, 니켈, 양극재, 코발트).
업계에서는 당장 코발트 가격 인상이 실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제적으로 확보한 물량이 있을 뿐 아니라,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을 판가에 연동하기 때문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광물 변동성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할 기술 개발이 필요로 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특히 코발트는 분쟁 지역에서 채굴하거나 채굴 과정에서 인권 침해 등의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는 책임 광물로 분류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배터리 기업 중에서는 SK온이 성과를 거뒀다. SK온은 지난 2024년 코발트 프리 배터리로 ‘에디슨 어워즈’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코발트 프리 배터리는 코발트를 뺀 제품으로, SK온은 단결정 양극재와 독자적 도핑 기술 등을 활용해 문제점을 해결했다.
SK온은 코발트 프리 배터리의 낮아진 에너지 밀도를 고유의 하이니켈 기술과 고전압 셀 설계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선했다. 이후 코발트 비중을 줄인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제품은 높은 전압으로 에너지 밀도를 끌어 올렸고 코발트 비율을 줄이고 망간 비율을 늘려 안전성을 확보했다.
양극재 기업 중에서는 에코프로가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었다. 에코프로는 국책과제를 통해 크게 두 가지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우선 사용후 배터리 등에서 리사이클 제련 공정을 거쳐 제조된 황산코발트 원료를 투입해 합성된 전구체 제조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사용후 배터리에서 코발트를 확보해 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저순도 코발트 원료를 이용한 고용량 양극활물질용 전구체를 개발하는 기술 확보에 나섰다. 에코프로는 리사이클 제련 공정에서 제조된 황산코발트와 황산 니켈로부터 신공정을 적용해 양극 활물질 전구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최종적으로 광물 변동성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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