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출시 한 달 만에 안드로이드와 iOS 합산 다운로드 수 500만건을 돌파했다. <출처=네이버>
네이버가 본격적인 커머스 대전에 가세했다.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초반 흥행을 발판으로, 신선식품 강자인 ‘컬리’와의 전략적 제휴, 외식업 디지털 솔루션 기업 ‘야놀자F&B솔루션’ 인수까지, 이커머스 시장에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전방위 공세를 본격화 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절대강자인 쿠팡 구도에도 균열을 예고하고 있다.
22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출시 한 달 만에 안드로이드와 iOS 합산 다운로드 수 500만건을 돌파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지난달 쇼핑 부문에서 신규 설치 수 1위(284만1603건)를 기록했고, 4월 둘째 주 기준으로는 다운로드 수 60만1606건을 기록하며 챗 GPT(95만2715건)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지난달 12일 출시된 AI 기반 초개인화 쇼핑앱이다.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검색과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상품을 제안한다.
특히 ‘AI 쇼핑 가이드 기능’은 노트북, 에어컨, TV 등 고관여 디지털 제품군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 쇼핑 앱 출시 이후 이용자의 구매 결정을 빠르게 유도해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생필품, 유아동, 이미용, 펫 등 일상 카테고리 전반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 측은 “AI 기반 추천 기술이 실질적인 구매 전환으로 이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이 앱을 AI 기술 중심의 맞춤형 쇼핑 플랫폼으로 키워 이커머스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고객에게는 개인화된 경험을, 판매자에게는 ‘단골 고객 확보’에 최적화된 도구를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21일 신선식품 커머스 강자 컬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올해 안으로 컬리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입점할 예정이다. <출처=연합뉴스>
이와 함께, 네이버는 부진했던 신선식품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네이버는 21일, 신선식품 커머스 강자 컬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으며, 올해 안으로 컬리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입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별도 앱 설치 없이 네이버 안에서 컬리의 프리미엄 식품과 생필품을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
양사는 배송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네이버는 기존 ‘도착 보장’ 서비스를 ‘N배송’으로 리브랜딩하고, ‘오늘 배송’, ‘내일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컬리의 ‘샛별배송’까지 연계해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며, 향후 ‘1시간 내 배송’ 등 퀵커머스 협력도 구체화할 방침이다. 보다 직관적이고 실질적인 배송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이번 제휴를 네이버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신선식품 영역 보완과 동시에, 컬리의 30~40대 충성 고객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신선식품 유통망과 물류 시스템을 자체 구축한 쿠팡에 비해 열세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신선식품은 반복 구매율이 높아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카테고리다. 컬리 입점을 계기로, 네이버는 커머스를 일상 소비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컬리는 식료품 부분 만족도가 높아 고객 충성도 확보가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전국 20~59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쇼핑몰 식료품 부문 고객 경험 조사에 따르면, 컬리는 종합 점수 74.8점으로 쿠팡(74.6점)과 네이버(68.7점)를 앞섰다. 상품 구성 만족도에서도 컬리는 75.4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신선식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큐레이션 역량을 가진 컬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네이버의 쇼핑 생태계가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기존 사업 구조와 쇼핑 앱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체 커머스 마케팅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시범 운영 중인 크리에이터 마케팅 솔루션 ‘쇼핑 커넥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와 인플루언서를 연결해 상품을 홍보하고, 성과에 따라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다.
서비스 시작 2주 만에 등록 상품 수는 30만개를 넘어섰고, 참여 크리에이터 수도 3만5000명을 돌파했다. 일부 판매자는 전월 대비 매출이 350% 증가했으며, 제휴사 가입률은 200% 늘고 캠페인 수는 3배 이상 확대됐다. 본 서비스는 오는 6월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7월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용자가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서비스인 야오더를 이용하고 있다. <출처=야놀자F&B솔루션>
네이버는 외식업 진출을 통해 오프라인 커머스 확장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를 위해 외식업 디지털 솔루션 기업 ‘야놀자F&B솔루션’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네이버 일본법인 ‘J.Hub 코퍼레이션’을 통해 이뤄졌으며, 인수가액은 약 100억원으로 알려졌다.
야놀자F&B솔루션은 줄서기 관리 시스템 ‘나우웨이팅’, QR 주문 서비스 ‘야 오더’, 고객 포인트 및 마케팅 플랫폼 ‘도도 포인트’ 등 다양한 외식업 전용 B2B(기업간거래) 솔루션을 운영 중이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와의 연계는 물론 일본 내 외식업 디지털 전환(DX)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인수를 네이버의 외식업 디지털 솔루션 시장 진입과 일본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네이버가 보유한 예약·결제·포인트 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해 오프라인 커머스 생태계 확장도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 관계자는 “야놀자F&B솔루션 인수는 일본 외식업 DX 시장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네이버는 기술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 조직 ‘네이버 D2SF’를 통해 커머스 분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물류 스타트업 ‘테크타카’는 네이버의 도착보장 서비스를 운영하며 핵심 물류 파트너로 자리잡았고, 이커머스 자동화 솔루션 기업 ‘유니드컴즈’는 커머스 솔루션 마켓에 입점해 네이버 쇼핑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는 올해 2월 상세 페이지 제작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 ‘스튜디오랩’에도 신규 투자를 단행하며, 이커머스 운영 전반에 걸친 기술 기반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AI·3D·로보틱스 등 기술 기반의 커머스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도 AI와 커머스 전반에 걸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커머스 전략의 핵심은 단순한 쇼핑 기능 강화가 아니라 ‘전방위적 시스템 구축’에 있다고 본다. AI 기반 초개인화 경험, 다양한 카테고리 확장, 외식업 솔루션, 배송 인프라, 크리에이터 마케팅, 스타트업 투자 등 전방위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해석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B2C와 B2B를 촘촘히 연결해 쿠팡 중심의 시장 구조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네이버의 지난해 총거래액(GMV)은 50조3000억원으로, G마켓(약 14조), SSG닷컴(약 6조3000억), 알리익스프레스(약 3조7000억), 컬리(약 3조)를 모두 합친 규모를 뛰어넘는다. 쿠팡의 GMV(약 55조)에 유일하게 근접한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단기적인 점유율 경쟁보다는 장기적인 커머스 생태계 완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며 “AI와 물류, 데이터, 파트너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쿠팡 중심의 시장에도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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