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지난해 부채비율이 2000%를 넘어섰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판매 부진 여파로 자본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마르코 킴 한성자동차 대표가 올해 회사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2024년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353개 기업(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부채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성자동차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2319.6%로 2023년(930.3%) 대비 1389.2%포인트 상승했다.
한성자동차는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효성화학을 포함해도 500대 기업 중 두 번째로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특히 한성자동차는 이들 기업 중 부채비율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1000%를 넘긴 기업은 5곳으로 효성화학, 한성자동차, 티웨이항공, 삼성전자서비스, 아시아나항공 등 순이었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부채총액을 자본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부채가 자본보다 많으면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증자 등으로 자본이 늘어나면 부채비율이 낮아진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안정적인 부채비율은 100% 이하로 본다.
한성자동차의 지난해 부채는 84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1524억원) 감소했지만, 자본이 364억원으로 전년 대비 66%(-707억원)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반대로 2023년 부채는 9961억원으로 전년 대비 90.1%(4720억원) 급증했고, 자본은 1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361억원) 감소했다. 자산의 경우 2022년 6673억원에서 2023년 1조1031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8801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차입금은 5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1003억원) 감소했다. 다만 2022년 차입금(2077억원)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리스부채는 2022년 1277억원에서 2023년 1904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1422억원으로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한성자동차의 부채비율이 급격히 증가한 원인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판매 부진에 따른 자본 감소 등이 꼽힌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최근 3년간 연간 판매량은 2022년 8만976대, 2023년 7만6697대, 지난해 6만6400대를 기록했다. 2년 연속 판매량이 감소하며 BMW코리아에 수입차 업계 1위 자리를 두 차례나 내줬다. 지난해에는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EQE 350+ 모델 화재 사고로 전기차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 결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5조6883억원, 영업이익 1575억원, 순이익 1242억원의 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28.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4.2% 줄었다. 순이익은 34.6% 급감했다. 지난해 BMW코리아가 전년 대비 36.3% 증가한 136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과 대조된다.
문제는 한성자동차가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점이다. 한성자동차의 영업손익은 2022년 영업이익 855억원에서 2023년 영업손실 468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 영업손실 649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매출도 2조79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8.8% 감소했다.
한성자동차 관계자는 “오래된 재고 정리와 자산 건전화 진행 등의 노력으로 부채총액은 줄었지만, 자본 감소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면서 “한성자동차만의 차별화된 판매 전략과 고객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만큼 판매 회복과 수익성 정상화에 따라 부채비율도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자동차의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마르코 킴 대표가 올해 분위기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9월 1일부로 한성자동차의 새 수장에 오른 마르코 킴 대표는 글로벌 자동차 전문가로, 회사의 모든 사업 부문과 미래 전략을 총괄하며 재무 건전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