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빗썸(Bithumb)이 고속 성장과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금융업권을 압도하는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친(親) 가상자산 정책을 펼치는 미국 트럼프 새 정부가 출범하며 글로벌 코인 가격이 급등한데다, 타사 대비 낮은 수수료 정책 및 안정성으로 신규 고객층을 끌어모은 빗썸의 전략이 주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빗썸의 기업 심사 과정과 평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발표한 ‘2025 그레이트컴퍼니(Great Company) 금융사 경영평가’에 결과에 맞춰 빗썸의 주요 재무재표와 공시 자료를 대입한 결과, 빗썸은 기존 조사 대상인 국내 금융사(은행‧증권사‧보험사‧금융지주‧가상자산거래소) 123개사와 비교해 ‘고속성장’ 부문과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상위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는 △고속성장 △건실경영 △일자리창출 △양성평등 △글로벌경쟁력 등 5개 항목에 걸쳐 진행됐으며, 각 항목은 60점 만점이다.
◆빗썸, 성장성 기존 금융업계와 비교 ‘톱 10’
먼저 고속성장 부문에서 빗썸은 46.58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레이트 컴퍼니 조사 대상 금융사 기준 시총 5조2000억원을 상회하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함께 공동 10위권 수준이다. 이 부문에서는 우리은행, 삼성증권, DB손해보험, 케이뱅크, 토스증권 등이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고속성장은 각 기업의 전년 대비 총자산이익률(ROA)‧자기자본이익률(ROE)‧자산‧자본 증가율을 기초로 평가한다.
빗썸은 지난해 기준 ROA 5.46%, ROE 12.27%, 자산 3조7828억원, 자본 1조3997억원, 당기순이익 16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ROA 4.23%포인트, ROE 10.26%포인트를 보였으며 자산은 76.3%, 자본 12.9%, 당기순이익은 565.8%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효과’와 중국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전세계적인 비트코인 상승 랠리가 일어났으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빗썸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에서도 독보적인 거래 안정성과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운 마케팅 전략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카이코(Kaiko)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2월과 3월 모두 유동성 지표인 ‘호가 잔량’에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1위를 기록했다. 유동성이 높을수록 매수‧매도 호가가 두텁게 형성돼 이용자가 원하는 가격에 거래를 체결하기 용이하고, 시장 충격이 적어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요소에 힘입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12월 빗썸의 신규 가입자만 26만명에 달했다.
◆일자리 창출, 시중은행과 동등한 능력 보여, 전년 대비 44% ↑
빗썸은 이처럼 가파른 성장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의미를 더했다. 평가는 고용증감률,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비율 및 증감 추이 등을 기준으로 했다. 전 금융권에 대입해 봐도 7위 수준에 달한다. CEO스코어 조사 결과 빗썸의 일자리 창출 점수는 45.60점으로, 빗썸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금융사는 시중은행 6곳 뿐이었다. 이들 주요 은행의 자본규모는 최대 40조·시총 37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와 견줘 빗썸의 사회적 역할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빗썸은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465명, 기간제 근로자 73명을 각각 고용해 총 538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냈다. 이는 전년(373명) 대비 44.2% 늘어난 수준이다.
빗썸은 지난 2014년 국내 첫 가상자산 거래소로 출범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가상자산의 개념 자체가 낯설던 시기 선두적으로 가상자산을 투자 자산으로서 시장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출범 11년차를 맞는 올해까지 가상자산 거래소 중 업계 최상위권을 수성하며 한국의 대표 거래소로 자리잡았다.
한편, 빗썸은 올해 IPO를 앞두고 인적분할을 재추진하며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달 21일 인적분할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7월 31일을 분할기일로 신설법인 설립에 나선다. 빗썸이 보유한 투자사업 관련 회사는 분할신설법인으로 이전되며, 거래소 사업 관련 회사 주식은 존속회사 빗썸에 남는다.
◆ “거래소와 신사업 각각 독립성·전문성 갖춘다”… IPO 이후 행보에 더 큰 기대감
가상자산 거래소로서 국내 첫 상장을 준비 중인 빗썸은 전통적인 금융사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라는 측면에서 보면 유사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다. 여기에 빗썸은 거래소와 신사업 부문에서 각각 독립성·전문성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4시간 운영 인프라와 디지털 자산 전문성 및 선도 위치에 오른 점을 감안하면 IPO 이후 행보에도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코인·NFT·메타버스 등 신기술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여지가 충분한 만큼 미래 가치에 대한 논쟁은 이미 완결된 상황이다.
또 IPO 과정을 완수한다면 규제 불확실성이나 신뢰도 측면에서는 기존 금융사보다 낮다는 사회적 인식 역시 상쇄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또한 빗썸이 전통 금융사(은행·증권사·보험사 등)와 협업 과정을 통해서도 충분한 신뢰성과 안정성 가치를 증명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금융사가 지니지 못한 '디지털 자산+금융 상품' 결합이라는 가치지향적 포토폴리오를 새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IPO 이후 확장성에 더욱 기대를 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빗썸 관계자는 “IT부문에 대한 적극 투자와 이용자 보호 및 안정성 확보를 지속함으로써 더욱 신뢰받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거래소와 신사업이 각각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춤으로써 기업의 양적, 질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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