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로 밀린 KDDX 사업자 선정…전력화 지연 ‘불가피’  

방사청,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 재차 미뤄  
HD현대重‧한화오션 간 과열경쟁 속 정치권 개입까지    
새 정부 들어설 경우 사업 방향성 등 재검토 가능성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수행한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경쟁하고 있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방위사업청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의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1년 이상 사업이 지연된 만큼 해군 전력화와 수출 전략 등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DDX 사업 방식 결정은 사실상 6·3 대선 이후로 연기됐다.

당초 방사청은 지난달 24일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에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위한 사업자 선정 방식을 정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보류했다. 이에 따라 30일 예정됐던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도 KDDX 관련 안건은 올라가지 못했다.

방사청의 이러한 결정은 정치권 지적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방부가 4월내로 특정 업체와의 수의계약을 통해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며 “민간 방위 사업 추진위원들이 절차상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고, 국회 국방위원회에 납득할 만한 설명조차 없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KDDX 사업을 담당하던 방사청 함정사업부장 신모 해군 준장도 최근 전역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조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신 준장의 전역 지원 사유에 대해 “개인 신상에 관한 사안으로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말했지만, 업계에선 민주당 압박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KDDX 사업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과열경쟁으로 이미 1년 넘게 지연된 상황에서 정치권까지 개입하며 혼돈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이에 업계에선 사업자 선정이 늦어질수록 해군 전력화와 수출 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실제로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2월 말 이례적으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서신을 보내 “엄중한 현 안보환경 속에서 주요 함정의 전력화 시기 지연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며 “국가안보와 번영을 위해서도 중요한 만큼 해군의 핵심전력들이 적기에 확보되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선 새 정부 출범 후 KDDX 사업이 전면 재검토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선 이후 정부 조직이 재정비되면 사업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면서 “새 정부가 들어설 경우, 전반적인 사업 방향성이나 추진 방식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KDDX는 선체와 각종 무기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6000톤급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할 계획으로 사업비만 7조8000억원에 달한다. 개념설계는 2012년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상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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