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전구체 국산화 ‘시동’…“中 의존도 낮추고, 양·음극재 밸류체인 구축”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 ‘반제품-양극재’ 자급체제 완성
올해 중 구형흑연 생산법인 설립…비중국 공급망 강화
북미 생산기지 ‘얼티엄캠’ 올해 하반기 준공·내년 양산

포스코퓨처엠이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전구체 공장을 준공하고 이차전지 소재사로 도약에 나선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글로벌 통상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자급체제를 갖추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10일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에서 전구체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과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광양 전구체 공장은 총 2만2400제곱미터(㎡, 약 6800평)로 연간 4만5000톤 규모의 전구체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 50만 대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전구체는 배터리 양극재를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원료다.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등으로 구성되고 양극재 공장으로 보내져 리튬(Li)과 결합해 양극재가 된다. 업계에서는 전구체가 양극재 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직원이 광양 전구체 공장에서 제조 공정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퓨처엠>

전구체는 배터리 생산에 있어 중요한 원료지만 그동안 대부분 중국 수입에 의존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어려움이 컸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전구체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90%에 달했다.

중국 전구체에 대한 의존도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간 통상마찰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산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부터 중국 전구체를 사용하면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배터리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미국 하원은 여기에 더해 금지외국법인 요건 신설을 통해 중국 공급망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에 광양에 구축하는 전구체 공장이 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전구체는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공장인 ‘얼티엄셀즈’향으로 전량 지원된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이번 전구체 공장 준공으로 '원료-반제품-양극재'에 이르는 자급체제를 완성했다”며 “글로벌 공급망 정책 변동 속에서 광양 전구체 공장은 국내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와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포스코퓨처엠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캠(Ultium CAM)이 캐나다 퀘벡주에 지은 양극재 공장 전경. <사진=GM>

포스코퓨처엠은 음극재 분야에서도 독자 공급망 구축을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올해 중으로 구형흑연 생산법인 ‘카본신소재주식회사(가칭)’을 신설할 예정이다.

천연흑연 음극재의 중간 소재인 구형흑연은 99% 이상이 중국에서 공급돼 대 중국 의존도가 더 심각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은 북미 고객의 요구에 맞춰 구형흑연의 독자적인 지원체계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4월 이사회를 통해 구형흑연 생산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총 3961억원을 투자키로 결의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중으로 공장 착공에 돌입해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글로벌 고객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캐나다 퀘벡 베껑꾸흐 산업단지 내에서 투자를 진행 중이며, 이를 총 두 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우선, 1단계 투자인 양극재 공장 건설은 올해 하반기 준공해 내년 중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 공장은 GM과의 합작공장 ‘얼티엄캠’으로 연산 3만톤 수준이다. 2단계 투자는 시황 및 고객사 협의에 따라 조정 중이지만 양극재 3만3000톤, 전구체 4만5000톤을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은 1조1000억 원 규모의 증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캐나다 양극재 합작 공장 및 포항·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 구형흑연 생산법인 신설 등 국내외 핵심 생산기지에 대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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