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무장 움직임 본격화…K-방산, 수출길 더 넓어질까

나토, GDP 대비 기존 2%→5%로 국방비 목표치 상향 예정  
수출 훈풍 불고 있는 국내 방산기업들에겐 반사이익 기대
“경쟁력 우위 확보하기 위한 수출지원 체계 등 구축 시급”  

현대로템 K2 전차. <사진제공=현대로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국방비 증액을 예고하면서 국내 방산기업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길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2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나토는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국방비 지출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에서 5%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채택할 전망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러시아가 공중에서 어떻게 공포를 일으키는지 우크라이나에서 보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과 방어력을 위해 나토가 공중·미사일 방어를 400% 증강해야 한다. 실제로 집단 방위의 퀀텀 점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유럽 내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비가 GDP의 5%까지 확대될 경우, 군사비 규모가 지난해 4570억달러에서 80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유럽의 재무장 움직임이 K-방산에게 단기적인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방산업체들은 우수한 성능과 빠른 납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스탈 서호주 헨더슨 조선소 전경. <사진=오스탈 홈페이지>

한화는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호주 오스탈의 지분을 100%까지 보유할 수 있는 승인을 획득하며 글로벌 해양 방산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해양 방산 회사다. 한화는 조선 사업 역량을 오스탈의 글로벌 사업에 접목시켜 양사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이르면 이달 말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를 공급하는 2차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금액은 약 60억달러로, 개별 방산 수출 계약으론 사상 최대 규모다. 180대 중 117대는 현대로템이 생산해 공급하고, 63대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가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유럽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독일과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폴란드에선 현지 최대 방산기업인 WB그룹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폴란드 납품용 천무 발사대와 유도탄을 생산할 계획이다.

다만, 갈수록 심해지는 유럽의 견제는 해결과제다. 유럽연합(EU)은 역내 무기 구매 비중을 현재 20%에서 2035년까지 65%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나토 및 EU 회원국은 무기 체계의 호환성을 강조해오며 회원국 간 ‘내부 거래’를 선호하는 관행이 남아있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나토 국가들의 재무장으로 국내 방산기업들에겐 단기적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면서도 “경제·안보 협상과 무기 판매를 연계하는 트럼프식 외교 기조로 글로벌 방산시장의 수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럽·중동 등의 지역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범부처 수출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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