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에너지주 강세, 이-이 전쟁에도 K증시 ‘굳건’…중장기 전망은

지정학적 리스크 이긴 ‘허니문랠리’, 코스피 3000포인트 육박
증권가 “장기화·전면전 확산 안 될 경우 러-우 전쟁보다 타격 적을 것”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격화됨에 따라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랠리’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가 입을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양국 간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 등 국내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17일 장중 한 때 2990선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일 이란 측이 이스라엘에 휴전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된 데 따른 움직임이다.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은 당초 예상보다는 크지 않았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에 선제공격을 감행한 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5.41포인트(0.87%) 하락한 2894.62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그간 새 정부 출범 효과로 랠리를 이어가던 코스피의 상승세가 다소 꺾였으나, 바로 다음 거래일인 16일 전 거래일 대비 52.04포인트(1.80%) 반등한 2946.66포인트로 마감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1.79%, S&P500은 1.13%, 나스닥은 1.30%씩 각각 전장 대비 내렸다. 뉴욕 증시 역시 이란의 휴전 협상 가능성 보도에 반등세를 보였다.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인 국제유가도 올랐다. 국내 휘발유 주유소의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리터당 1632.3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일 대비 2.08원 상승한 것이다. 서울은 1706원에 달해 1700원대에 재진입했다. 경유도 전국 평균 1494.94억원에 거래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방산주와 석유 관련주는 크게 올랐다. 국내 유일한 탄약 생산 업체인 풍산은 지난 13일 전일 대비 26.14% 급등해 11만500원을 기록,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강세를 보였다.

한화는 레드백장갑차에 이스라엘의 포탑, 능동방어체계를 적용했으며 장거리 레이더, 무인기 등을 도입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한국 방산업체의 입장에서 경쟁 관계이기도 해 무력 충돌로 무기 수출을 막을 경우 우리 방산업체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온다.

석유주도 크게 올랐다. 흥구석유, 한국석유, 중앙에너비스는 16일 기준 두 자릿수 퍼센트(%)의 상승률을 보였다. 급기야 한국거래소는 흥구석유, 한화 등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경고종목은 주가가 5일간 60% 이상 상승하는 등 단기 급등하는 종목에 지정된다.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의 이란 미사일 피해 지역. <사진=연합뉴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시장에 위험을 가할 수 있는 요인은 전면전 확대 가능성과 유가 상승”이라며 “이스라엘은 이란 핵 프로그램 중단을 목표로 하고 있어 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있으나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확산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한 유가 역시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으나 고유가가 고착화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도 상승장을 견인했다. 신재생에너지주는 지리적 위험보다 정책 및 장기 수요 기대에 더 크게 반응하는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 회피 심리가 직접 반영되기엔 거리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가 불안 역시 신생적에너지 정책 확장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차후 정부 차원의 탄소중립 정책이나 재생에너지 인센티브 확장 소식이 나오면 관련 ETF나 개별 종목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무력 충돌이 장기화되거나 전면전으로 불거질 경우 코스피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는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나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 공격의 목표로 이란 핵 개발 제재와 이란의 정권 교체까지 언급한 만큼 장기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 역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립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출구를 찾기 어려워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금융시장은 분쟁에 취약해져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 강력한 정책을 바탕으로 미국 외 지역의 랠리를 늦게나마 따라가는 것은 긍정적인 상황이나 최근 들어 유럽, 중국, 남미 등 비미국 지역의 랠리를 주조하던 증시는 정체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자국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며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지지를 거듭 표명한다”며 “이란은 지역 불안정과 테러의 주로 원천이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되게 명확하다”고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어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며, 시장 안정을 지키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포함한 공조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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