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업이 가상자산 기업으로…브릿지바이오, 파라텍시스에 인수된 이후 정체성 흔들

연이은 임상 실패·관리종목 지정으로 외부자금 조달 진행
파라텍시스, 가상자산 관련 사업목적 추가·경영진도 교체
바이오 계속한다지만…줄어든 연구인력에 남은 건 간판뿐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로고. <사진제공=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한때 특발성폐섬유증 신약개발로 주목받았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의 본업이 바이오에서 가상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대주주가 파라택시스홀딩스로 바뀌면서 이사진이 교체되고, 정관에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목적이 새로 추가되기 때문이다. 추가되는 신규 사업은 신약개발 등 바이오와 관련이 없는 영역이라 바이오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는 오는 8월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디지털 자산(가상자산 포함)의 취득·보유·운용·매각 및 관련 투자 사업’, ‘블록체인 기반 자산의 개발·유통·판매 및 기술 연구개발’ 등을 정관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번 변화는 브릿지바이오가 디지털 자산 전문 헤지펀드인 파라택시스홀딩스에 인수된데 따른 것이다. 파라택시스홀딩스는 지난달 20일 브릿지바이오의 2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했다. 또 50억원의 전환사채도 납입하며 지분 36.98%를 확보, 브릿지바이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파라택시스 측은 인수 직후 브릿지바이오의 사명을 ‘파라택시스 코리아’로 변경하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비트코인 트레저리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플랫폼은 기업이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파라택시스는 브릿지바이오를 국내 첫 비트코인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할 구상이다.

파라택시스홀딩스는 브릿지바이오 이사회도 파라택시스 인물로 재편한다. 내달 7일 열릴 임시주총에서 에드워드 진 파라택시스홀딩스 CEO, 앤드류 킴 파라택시스캐피털 파트너가 브릿지바이오의 사내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앤드류 킴은 향후 출범할 ‘파라택시스 코리아’의 CEO도 맡을 예정이다. 기존 바이오브릿지 이사진은 이정규 대표를 제외하고 전원 사임한 상태다.

이정규 대표는 바이오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 역량은 이미 크게 약화된 상태다. 브릿지바이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구개발 인력은 2023년 39명에서 2024년 1분기 기준 27명으로 줄었다. 1년 새 12명이 감소한 셈이다.

브릿지바이오가 파라텍시스에 인수된 것은 심각한 재무 위기 때문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최근 3개년 중 2회 이상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해 올해 3월 코스닥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법차손 비율은 2022년 80.4%, 2023년 215.2%, 2024년 72.3%에 달했다.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2026년 감사보고서 제출 시까지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해야 한다. 하지만 브릿지바이오는 연이은 임상실패로 기술 수출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면서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악화된 상태여서 관리종목 지정 사유 해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실제 2022년 30억원이던 매출은 2023년 1억원, 2024년에는 218만원까지 줄었다. 영업손실은 2021년 264억원, 2022년 435억원, 2023년 403억원, 2024년 190억원 등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브릿지바이오는 상장폐지 위기를 넘기기 위해 외부 자금을 끌여들였지만 그 대가로 바이오기업이라는 본래의 정체성을 사실상 내려놓게 된 셈이다.

다만 회사 측은 신약개발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브릿지바이오는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당사가 개발 중인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BBT-877을 포함한 핵심 임상과제의 사업개발 활동은 이정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사업 부문 핵심 인력에 집중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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