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정유, 정제마진 상승에도 웃지 못한다…“유가하락·수요위축, 하반기도 악재 지속”

정제마진 강세 지속…공급 축소·여름철 이동 수요 증가 영향
정유업계, 2분기도 적자 이어갈 듯…유가 하락·수요 위축
마진 개선됐지만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 확대…관세·원유 증산 변수

에쓰오일 울산 공장. <사진제공=에쓰오일>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여름철 이동·냉방 수요 등 계절적 요인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정유업계는 하반기 실적을 쉽게 낙관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오펙플러스)가 추가 증산 계획을 밝히면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부터 정제마진이 배럴당 10달러대 안팎을 횡보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0.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5월 둘째 주 10.0달러를 기록한 뒤 6월 셋째 주 10.7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연중 최저치인 1월 마지막 주(5.4달러)와 비교하면 2배 가량 상승한 수치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통상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으로는 계절적 수요가 꼽힌다. 통상적으로 ‘드라이빙 시즌’으로 불리는 북반구의 여름 휴가철인 6~8월에는 차량 이동량이 크게 늘면서 휘발유·경유 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미국·유럽 정유사의 노후 정제설비 폐쇄로 석유 공급 축소 우려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에서는 셸, 페트로이네오스 등에서 하루 40만배럴 규모의 설비 폐쇄가 계획돼 있다. 미국 필립스66, 발레로 등은 하루 54만7000배럴의 정제설비가 폐쇄될 예정이다.

2분기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하락과 수요 부진 여파로 1분기에 이어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2015억원, -1442억원이다. 비상장사인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비슷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SK이노베이션 실적에 대해 “배터리 적자폭이 줄었지만, 정유부문 부진이 크다“며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상승했지만, 유가 하락과 원달러환율 하락으로, 4500억원의 재고 손실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제공=HD현대오일뱅크>

최근 정제마진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지만, 업계는 하반기 실적을 쉽게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석유 제품 수요 회복 시기도 지연되고 있다. 석유 수요가 회복세에 올라야 하반기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개선되긴 했지만 앞서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락한 여파도 있고, 하반기 실적을 쉽게 전망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미국 관세 이슈 등 대외환경 불확실성으로 석유 수요는 여전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8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유가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OPEC+는 지난 5일(현지시간) 8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54만8000배럴 더 늘리기로 합의했다. 앞서 지난 4월 하루 13만8000 배럴 규모, 5월과 6월에 각각 41만1000배럴씩 원유 생산량을 늘린 데 이어 증산 규모를 더 확대했다.

증산 계획이 발표된 후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7일 브렌트유 8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1.2% 하락한 배럴당 67.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 하락한 65.68달러를 기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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