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유심 해킹사태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국내 주요 기술중심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는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시장점유율 1위 ‘업비트’ 역시 매출 대비 정보보호 부문 투자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나무는 지난 3년간 정보보호 부문 투자한 금액을 늘려왔으나 지난해 기준 투자액 규모가 150억원에 그치면서 전체 매출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정보보호 공시 종합 포털에 최근 3년 연속 공시한 585개 기업(의료기관 및 학교 제외)의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중 두나무의 지난해 정보보호부문 투자액은 147억7870만원으로 공시됐다.
두나무의 정보보호부문 투자금은 지난 3년(2022년~2024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022년 86억8220만원(매출 대비 0.7%)에서 2023년 92억270만원(매출 대비 0.9%)으로 늘었다. 2022년 대비 2024년의 정보보호부문 투자금은 약 60억9650만원(70.2%) 증가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같은 해 정보기술부문 투자액은 1542억2931만원으로, 정보보호부문에 대한 투자금이 정보기술 대비 10% 이하(9.6%)에 불과했다.
개별 기준 매출(1조7096억원) 대비로는 0.9%에 불과해 1%를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 중 올해 신규 정보보호 공시 의무기업으로 지정된 빗썸의 경우 전체 매출(4963억원) 대비 정보보호 투자(92억원) 비율은 1.85%에 달했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32명)은 전체 임직원(449명)의 7.11% 비중을 보였다. 빗썸은 이번 조사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조사 대상 기업 중 빅테크 플랫폼 기업과 비교하면, 매출 대비 정보보호 투자금 비중은 비바리퍼블리카 2.7%, 카카오페이 1.9%로 이 역시 두나무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다만 두나무의 정보보호 담당 인력 역시 지난 3년간 증가해 왔다. 조사에 따르면, 회사의 정보보호 부문 인력(외주인력 포함)은 2022년 13.3명에서 2023년 26.6명, 2024년 33.6명까지 늘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기준 총 임직원(631명) 대비 정보보호 인력의 비중은 5.3%를 차지했다.
최근 미국과 한국 정치권의 친(親) 가상자산 정책과 그에 따른 시장 호조 등으로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도 크게 늘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등록된 투자자는 970만명(중복 포함)으로 6개월 전보다 192만명(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을 1000만원 이상 보유한 고액 투자자도 12%에 달해 반년 전보다 2%포인트 늘었다.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07조7000억원으로 6개월 전(56조5000억원) 대비 91% 늘었다. 원화 예치금은 같은 기간 114% 늘어난 10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보안 문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계엄 사태 당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거래소에 몰리며 주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잇따라 전산장애가 발생,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두나무는 지난 2월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미신고 영업과 고객확인 미흡 등의 혐의로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두나무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현재까지 소송전이 진행 중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두나무는 정보 보호 인력과 예산을 고객 자산 보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보고, 지난 4년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정보보호 공시 종합 포털에 의무적으로 정보보호 관련 정보를 공시해야 하는 기업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으로 한정돼 있다. 현행법상 정보보호 의무공시 대상 기업은 상급종합병원이나 클라우드 기업 등 특정 업종 혹은 상장법인 중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 정보통신서비스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이어야 한다. 대부분의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영세 기업인 만큼 공시 의무에서 제외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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