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조치를 기회로,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유치전이 정도를 넘어서 과열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특정 통신사 가입자에게만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는 불법 행위가 만연하고 있고,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허위·과장 광고, 심지어 번호이동 영업 홍보에 직원들의 개인 SNS 프로필까지 동원되면서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SKT의 위약금 면제 조치가 시행된 이후 지난 10일까지 SKT에서 이탈한 누적 가입자는 7만5000여 명에 달한다. 순감 인원도 2만8000명을 넘어섰다. SKT는 이날까지 타 통신사로 옮기는 가입자의 위약금을 면제해주기로 한 바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경쟁자인 SKT의 위약금 면제를 기회 삼아, 불법과 편법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가입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T의 가입자를 타깃으로 한 경쟁사들의 마케팅 수위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극에 달하고 있다. 실제 KT의 한 온라인 유통점은 “SKT 고객은 10만원 더 드립니다”라며 SKT에서 번호이동하는 고객에게만 추가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광고했다. 이는 특정 가입자를 타깃으로 하는 것으로,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
또한 LG유플러스의 한 대리점은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광고를 내걸어 위법성 논란을 낳고 있다. 해당 매장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SK 더 사용하지 말고 옮길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붙였다. 이는 정부 기관을 사칭해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로,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한다.

KT 한 대리점이 배포한 ‘위약금 관련 안내문'. 공문 형식을 띠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과열 마케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T의 한 대리점은 정부 공문 양식을 모방한 ‘위약금 관련 안내문’ 전단지를 아파트 우편함에 대량 배포해 논란을 사고 있다. 정보 판별이 어려운 노인층 등을 타깃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KT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인 카카오톡 프로필을 ‘SKT 위약금 면제’ 홍보 이미지로 변경하도록 권고해 논란이 일었다. 일부 광역본부에서는 “KT에 천재일우의 기회가 왔다”며 “일주일간만 개인 카톡 프로필을 바꿔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한 사실이 드러나, 직원의 사생활까지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KT는 SKT의 정보 유출 사고 직후, ‘지금 번호가 우리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소비자 불안을 부추기는 고객 대응 대본을 현장에 배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의 과도한 마케팅이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장 통신사를 옮기지 않으면 엄청난 손해를 보는 듯이 공포감을 조성해, 소비자가 어떤 선택이 자신에게 더 이득이 될지 따져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휴대폰을 바꿀까 하고 상담을 받았는데, 통신사를 옮겨야 한다고 겁을 그렇게 주더라”라며 “거짓말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일단 나왔고, 자식들에게 물어보고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KT 일부 부서에서 개인 카카오톡 프로필에 SKT 위약금 면제 이미지로 바꾸라고 권고하며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미지=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KT 서비스지부>
이처럼 SKT의 위약금 면제조치 이후, 이통사간 마케팅 경쟁이 극한 대결로 치달으면서,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도 대응수위를 높이고 있다. 방통위는 앞서 지난 7일 이동통신 3사 마케팅 담당 임원을 소집해 구두 경고하고, 허위·과장 광고 등 불법 행위에 대한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특히 방통위는 위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엄정히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SKT는 불법 보조금 제공과 허위·과장 광고 등을 이유로 KT를 방통위에 신고한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T의 위약금 면제 종료일인 14일까지 가입자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단기 실적에 매몰된 출혈 경쟁이 결국 시장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이용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통신사들이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