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이 ‘상저하고’ 흐름을 이어갈 지 주목되고 있다. 불확실한 통상 환경이 지속되고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한파로 위기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배터리 업계는 최근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대, 재생에너지 수요 확산에 따른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급부상으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배터리 3사는 올해 1분기 대비 2분기에 적자 규모를 대폭 줄이는 등 재무구조를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에서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LG엔솔은 올 2분기 49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이룬 LG엔솔의 영업익은 직전 분기인 1분기 3747억원 보다도 31.4%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특히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가 크게 늘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 역량 확대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IRA AMPC를 제외해도 LG엔솔은 흑자를 거뒀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후 6개 분기 만이다.
LG엔솔이 이처럼 실적 개선의 신호탄을 쏜 가운데,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와 SK온은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두 업체도 하반기에 적자폭을 줄이면서, 실적반등을 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 2분기 184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802억원 대비 적자전환한 것이다. 주력 사업부인 중대형 전지에서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감소 및 전방 시장 부진에 따른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의 여파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직전 분기인 올 1분기에 434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폭을 줄였다는 평가다. 특히 2분기 미국 내 생산 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IRA AMPC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이란 평가다.
SK온도 적자 규모를 축소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 하면서 적자 고리를 끊는 듯했다. 그러나 같은해 4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 SK온은 올 1분기 영업손실 2993억원을 기록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SK온은 흑자전환을 위한 발판 마련에 온 힘을 쏟아 붓고 있다. 지난 2월 SK온은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엔텀 합병을 마무리 지었다. 또 미국 조지아공장의 가동률을 부단히 끌어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온이 2분기 영업손실을 지속해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합병 효과 및 미국 가동률 상승 등으로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SK그룹 전반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SK엔무브와의 합병 등 여러 전략이 추진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SK엔무브는 액침 냉각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액침 냉각은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액체와 기체 중간 성질의 물질)를 배터리 팩 내부에 순환시켜 열을 방출하는 시스템으로, 온도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SK엔무브는 매년 5000억원에서 1조원대 영업이익을 꾸준히 창출하는 만큼, SK온과 합병하면 기술적·재무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원통형 배터리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SDI>
또한 K-배터리는 전 세계적으로 신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ESS 시장 공략 등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여러 신시장 개척을 추진 중인데, 전기차 시장 다음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게 ESS 시장이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지난 2023년 ESS 누적 설치량이 19GW에서 2030년 133GW, 2035년 250GW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 봤다.
ESS는 전기를 저장했다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 데이터센터는 정전을 대비해 예비 전력 확보가 필수다. 그러나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만 가지고는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ESS가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SK온은 미국 ESS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SK온은 주력 제품인 삼원계 배터리가 아닌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LFP 배터리용 양극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엘앤에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온은 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를 선호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우선, 미국 ESS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 위치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내년 중 삼원계 기반의 SBB(삼성배터리박스) 1.0의 성능을 강화한 SBB 1.5를 선보인다. SBB는 20피트(ft) 크기의 컨테이너에 배터리 셀·모듈·랙을 일체형으로 구성한 제품으로, 화재 차단 기술이 탑재돼 성능과 안전성을 갖춘 제품이다.
삼성SDI는 LFP 배터리를 활용한 제품 개발도 한창이다. 삼성SDI는 내년도 SBB 1.5와 함께 LFP 배터리를 탑재한 SBB 2.0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SBB 1.5가 고성능 라인업이라면 SBB 2.0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라인업이 된다.
LG엔솔도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각각 ESS용 배터리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LG엔솔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섰다. 폴란드 브로츠와프공장은 LG엔솔의 유럽 ESS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 거점이다. LG엔솔은 브로츠와프 공장 일부 라인을 ESS로 전환해 제품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