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IT 기업들이 생성형 AI(인공지능)를 영상 제작에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콘텐츠 산업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영상 자동화와 숏폼 콘텐츠 전략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제작비 절감 효과이라는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AI 기반 콘텐츠 제작 시장 규모는 2024년 21억5079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33년까지 105억93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2025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19.4%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AI 콘텐츠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는 실시간 방송 플랫폼인 ‘치지직’을 통해 버추얼 스트리머들이 원하는 무대를 자유롭게 설정하고, AI가 가상 무대를 생성해 퍼포먼스 영상을 촬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비전 스테이지’와 ‘모션 스테이지’라는 XR(확장현실) 기반 스튜디오를 스트리머들에게 무료로 개방해 제작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창작자의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는 AI 기반 영상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출시 예정인 ‘오토클립Ai(AutoClipAi)’는 멀티모달 LLM(대규모언어모델)을 활용해 블로그나 리뷰 등 텍스트의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숏폼 콘텐츠에 최적화된 형태로 자동 생성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음성·배경음악·영상효과 등 자동 편집 기능도 포함된다.
하반기에는 AI가 영상의 맥락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MUAi 플랫폼’도 확대 공개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저작권 관리, 유해 콘텐츠 감지, 저품질 영상 판별 등 핵심 기능을 고도화 하며, 영상 자동 챕터 분류, 태그·장소·감정 분석, 유해성 및 저작권 검출 등 고차원 영상 이해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연내 안드로이드 기반 XR 콘텐츠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무한 프로젝트’라는 코드명으로 개발 중이며, 풍부한 콘텐츠 중심의 XR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3D 콘텐츠 제작 앱 ‘프리즘 라이브 스튜디오’에도 AI 기반 리액션 모션 기능, 웨어러블 장비를 통한 전신 모션 캡처, 아바타 합방 기능 등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며, 향후 스마트 글래스나 XR 기기와 연계한 아바타 콘텐츠 확장도 구상하고 있다.
송지철 네이버 프리즘 스튜디오 리더는 “스마트 글래스가 대중화되면 아바타가 나를 대신하는 정체성이 될 것”이라며 “그 시대의 방송 도구로 프리즘이 선택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도 콘텐츠 제작에 AI 기능을 적용해 고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엔터가 개발한 ‘헬릭스 숏츠’는 웹툰과 스토리 콘텐츠의 핵심 내용을 AI가 자동으로 요약해 약 40초 분량의 숏폼 영상으로 제작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숏폼 영상 한 편을 제작하는 데 3주와 약 200만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헬릭스 숏츠’는 단 3시간 만에 6만원 수준으로 제작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숏츠 예고편은 썸네일 이미지보다 사용자들의 흥미를 더 유도하며, 숏츠가 노출된 작품의 열람 및 구매 비율이 약 40% 증가했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 인공지능(AI) 비서 ‘카나나’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와 기능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카카오톡 내 세 번째 탭에 ‘발견’ 영역을 신설해 이미지, 숏폼 등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피드 형태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에 맞춰 피드형 광고 상품도 함께 출시하고, 동영상 광고주 풀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톡 내 구축된 네트워크 기반이 탄탄한 만큼, 일상 콘텐츠 공유 기능을 강화하면 발전한 사용 행태와 트래픽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카톡 내에서 발견 맥락이 확대되는 것은 수익화가 가능한 성격의 트래픽이 늘어나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지난 4월 포털 서비스 다음(Daum)의 콘텐츠 맞춤 큐레이션을 강화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2차 개편을 단행했다. 앱 내에는 ‘루프(loop)’라는 숏폼 전용 탭이 신설돼 숏폼 콘텐츠 소비가 더욱 강화됐으며, 콘텐츠 큐레이션 챗봇 ‘디디(DD)’의 베타 버전도 출시됐다.
양주일 카카오 콘텐츠CIC 대표는 “연내 새로운 숏폼 콘텐츠 출시와 디디(DD) 고도화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다음 앱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영상제작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공개된 오리지널 시리즈 ‘엘 에테르나우타’의 건물 붕괴 장면에 처음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했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는 “AI는 창작자들이 더 나은 영화와 시리즈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놀라운 기회”라며 “기존 시각 효과 도구와 작업 방식으로 했다면 10배 더 오래 걸릴 작업을 AI 덕분에 훨씬 더 효율적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생성형 AI가 콘텐츠 개발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23년 할리우드 영화 및 방송 산업 노동자 파업에서는 AI 기술 사용과 관련된 노동자의 권리,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이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 당시 파업을 통해 AI 기술 사용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마련됐지만,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에, AI 학습에 활용되는 기존 영상, 이미지, 텍스트 데이터가 사전 동의 없이 대량 수집된 경우가 많아 저작권 침해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기술 혁신을 통해 창작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지만, 이에 따른 윤리적, 법적 논란도 무시할 수 없다”며 “AI가 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며, 균형 잡힌 규제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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