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공사 미수금이 상승하는 추세다. 올해 2분기 기준 현대건설의 공사미수금은 6조원을 넘겼다. 다만 현대건설 측은 순차입금 비율이 1%대로 재무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유동매출채권 중 공사미수금이 6조33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공사미수금이 5조441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10.8% 증가했다.
올해 2분기 기준 현대건설의 공사미수금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0개 건설사 중 가장 높다. 두 번째로 높은 현대엔지니어링(2조8242억원)과 비교해도 3조원 이상 높다.
현대건설의 공사미수금은 지난 2023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1분기 1조9134억원이었던 공사미수금은 2분기 2조6495억원, 3분기 2조6605억원, 4분기 3조3233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들어서는 1분기 3조8617억원에서 2분기 4조6359억원, 3분기 4조9098억원, 4분기 5조903억원 등 5조원을 넘어섰다.
공사미수금은 공사비를 청구한 후에도 받지 못한 금액으로, 공사미수금의 증가는 현금흐름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만 현장 수가 증가하면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공사 미수금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건설경기 악화 등에 따라 현대건설의 현장수는 2023년과 비교해 오히려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현장수는 2023년 약 230개에서 2024년 약 210개, 올해 상반기 기준 약 180개로 줄었다. 즉 현장 수는 줄었는데 공사 미수금이 증가한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증가하는 공사미수금은 해외 대형공정 및 일부 국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기인했다”며 “마일스톤 도래 및 잔금 일정에 따라 미수금을 해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공사미수금 규모가 큰 현대건설의 사업지는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952억원),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 인테라스(3621억원) 등이 있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일부 현장에서 발생한 공사미수금 증가는 차입금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건설의 올해 상반기 기준 총 차입금은 3조3422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2조6238억원과 비교하면 27%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올해 상반기 3조226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조412억원 보다 소폭 늘었다. 문제는 현대건설의 현금성 및 현금성자산의 증가폭 보다 차입금 증가폭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순현금은 마이너스 전환했다. 순현금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에서 총차입금을 뺀 값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순차입 증가 및 순현금 감소에 대해 “일부 현장에서 공사미수금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면서도 “이는 해외 프로젝트 지연과 원가 상승 등과 연결되는 부분으로 사업 진행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순현금이 마이너스 전환했지만 순차입금 비율이 1%인 점도 강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순차입금 비율이 1%대에 불과해 재무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회사는 미수금 회수와 운전자본 관리 강화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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