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의 올해 평균 공장 가동률이 70%대까지 떨어졌다.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철근 수요 부진이 심화하면서 전반적인 가동률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철근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다 50%에 달하는 미국의 고율 관세 리스크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만큼 철강사들의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철강 3사의 올해 상반기 평균 공장 가동률은 79.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80.5%)와 비교해 1.4%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포스코의 올 상반기 공장 가동률은 86.2%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82.4%)와 비교하면 철강 3사 중 유일하게 가동률이 늘었지만, 94.1%에 달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7.9%p 줄었다.
포스코는 2022년부터 현재까지 공장 가동률이 줄곧 80%대에 머물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84.1% △2023년 87.7% △2024년 86.6% 수준에 그친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 가동률이 81.2%로 지난해 상반기(86.0%)와 비교해 4.8%p 감소했다. 동국제강의 경우, 봉형강이 66.7%, 후판이 73.1%를 기록했다. 후판은 지난해 상반기(64.5%) 대비 8.6%p 증가한 반면 봉형강은 11.9%p나 줄었다.
철강사들의 가동률이 낮아진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저가 공세 등이 맞물리며 제품 수요가 줄고 있는 탓이다. 이에 철강사들은 일제히 감산에 돌입하며 허리띠를 졸라맨 상태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을 폐쇄하고 11월 1선재공장까지 문을 닫았다. 여기에 오는 2026년까지 비핵심 자산·사업을 매각해 2조원 가량의 현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6월 초부터 포항2공장이 휴업에 들어갔고, 1공장 중기사업부와 100% 자회사인 현대IFC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동국제강의 경우,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인천공장 철근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재개했다.
다만, 하반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철근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국의 50% 고율관세 리스크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내 철근 유통 가격은 이달 들어 톤당 67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철근 가격이 67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올 3월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하반기부터는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국내 철강사들이 내수부터 수입, 수출에서 모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6월부터 기존 25%에서 50%로 관세가 인상되자, 7월 대미 수출이 지난해보다 25% 이상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철강사들은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초 출범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전문가와 업계 의견을 듣고 있다. 정부는 TF 논의 결과와 관계부처 협의를 종합해 이달 말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는 하반기 흐름도 상반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업황 부진이 워낙 장기간 지속되다보니 정부가 체질개선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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