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그룹 계열 공익법인인 삼라희망재단이 그룹 산하 필의료재단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꾸준히 출연하고 있지만, 정작 공익 목적에 맞춰 집행한 사업비는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공익재단 장부상 공익사업 지출로 기록된 금액과 실제 수령 금액이 맞지 않으면서, 기부금 흐름의 투명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삼라희망재단은 SM그룹이 지난 2011년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소외계층 생활비 지원, 주민공동시설 도서 기부, 수해 피해 지원,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 개선 기금 마련 등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또한 필의료재단은 강서필병원 운영을 기반으로 정신건강·재활·사회복지 등 공익 의료사업을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삼라희망재단은 공익목적사업비 지출 항목에 필의료재단 기부금을 반영해 왔다.
지난 2023년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에 따르면, SM그룹 산하 삼라희망재단은 공익목적의 사업비로 필의료재단에 5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1년 공익목적 사업비로 지출한 4억1900만원중 2억7000만원도 필의료재단에 지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익법인회계기준(행정규칙)에 따르면, 공익법인이 기부금 등 현금 출연을 받을 경우, 형식적으로 공익목적사업비용으로 회계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필의료재단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익목적사업비 집행 내역이 전무했다. 결과적으로, SM그룹 산하 삼라희망재단에서 또 다른 공익재단인 기부금만 이동했을 뿐, 실제 공익재단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공익 사업은 전무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15년부터 필의료재단의 국세청 공시 내역을 확인한 결과, 일반 사업비만 집행되고 당초, 공익목적의 사업수행 내역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 공익재단 내부의 공시 불일치도 발견됐다.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 공시에 따르면, 삼라희망재단이 제출한 2023년 기부금품 수입 및 지출 명세서에는 필의료재단에 대한 기부금 5억원이 기록돼 있다. 그러나 필의료재단이 제출한 같은 해 기부금품 수입 명세서에는 삼라희망재단으로부터 받은 금액이 5억원과 5억3000만원, 총 10억3000만원으로 기재됐다. 즉, 기부금을 출연(지출)한 장부에는 5억원만 반영됐지만, 이를 수령한 재단측에는 총 10억3000만원으로 기록된 것이다.

SM그룹 사옥 <사진=SM그룹>
앞서, 지난 2021년에도 삼라희망재단은 필의료재단에 기부금 한 건으로 2억7000만원을 기부했지만, 당시 기부금을 받은 필의료재단은 이를 7000만원, 2억원으로 구분해 출연자 내역에 명시했다.
공익법인의 재무·운영은 엄격한 공시 의무가 있는 만큼, 두 재단간 기부금 출연과 관련한 불일치는 투명성·신뢰성 훼손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우 세무법인 다은 대표 세무사는 “공익법인 세무신고는 보통 세무사나 회계사를 통해 이뤄지는데, 필의료재단에서 단순 표기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5억3000만원을 다른 출연자로부터 기부 받았음에도 삼라희망재단으로 잘못 기재했을 수도 있다”면서 “다만 공시는 공익법인의 신뢰성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공시 불일치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삼라희망재단이 본래 공익법인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은 뒷전이고, SM그룹 계열사 지분 관리 수단으로 전락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SM그룹 산하 삼라희망재단은 지난해 기준으로 동아건설사업(8.71%), 삼라(18.87%), 에스엠스틸(3.91%)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녀 우연아 삼라농원 대표, 차녀 우지영 HN E&C 이사 등 오너 일가가 이사진으로 포진해 있다. 특히 삼라희망재단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인 삼라는 우오현 회장이 68.8%를 확보하고 있으면서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필의료재단 역시 삼라(9.88%), 동아건설사업(5.68%), 에스엠스틸(3.2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우기원 SM하이플러스 대표는 고(故) 김혜란 전 삼라마이다스 이사로 부터 상속받은 지분 중 1675억원에 해당하는 계열사 주식을 지난해 필의료재단에 기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CEO스코어데일리는 SM그룹 측에 공익재단의 공시 불일치 원인과 필의료재단의 공익사업비 지출이 전무한 이유 등을 듣고자 했지만, 끝내 답변을 받지 못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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