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선박엔진 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이 100%를 넘겼다. 조선업 호황과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엔진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이에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와 HD현대마린엔진, 한화엔진 등 3사는 설비 투자를 확대하며 수요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HD현대마린엔진, 한화엔진의 올해 상반기 평균 공장 가동률은 115.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무려 24.1%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의 상반기 가동률은 151.2%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4.3%p 상승했다.
최근 5년간 가동률은 △2020년 101.9% △2021년 100.2% △2022년 101.6% △2023년 129.2% △2024년 148.4% 등 모두 100%가 넘는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현재 세계 선박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35%를 차지하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은 3사 가운데 가동률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HD현대마린엔진의 전신은 STX중공업으로 지난해 7월 HD현대그룹으로 편입됐다. 편입 전인 지난해 상반기만하더라도 가동률은 38%에 그쳤으나, 올 상반기에는 무려 90.86%까지 뛰어올랐다.
한화엔진의 선박엔진·디젤발전 부문 가동률은 104.2%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5%p 증가했다. 한화엔진 역시 지난해 2월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공장 가동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21년 60.2%까지 떨어졌던 가동률은 지난해 94.1%까지 오르더니 올 상반기 처음으로 100%를 넘겼다.

한화엔진 창원공장 내부 전경. <사진제공=한화엔진>
3사가 공장을 풀가동 중인 이유는 조선업 호황과 함께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해기구(IMO)는 2027년부터 선박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측정하고, 2028년부터 연료 종류와 배출량에 따라 탄소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엔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친환경 엔진인 DF엔진은 기존 디젤 엔진보다 평균 생산기간이 길지만 단가는 상대적으로 높아 선박엔진 3사의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2분기 18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17.9% 달했다.
HD현대마린엔진도 2분기 영업이익이 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2% 증가했고, 한화엔진 역시 81.4% 늘어난 33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양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8.5%, 8.71%를 기록했다.
선박엔진 3사는 수요가 몰리자 공장 풀가동에 이어 설비 증설도 추진 중이다. 한화엔진은 1공장 메탄올엔진 조립시설을 넓히는 작업을 끝냈고, 930억원을 또 다른 증설 및 설비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HD현대마린엔진은 내년 9월까지 시설 보수 등을 통한 생산성 개선에 145억원을 투자한다.
여기에 한미 조선 협력인 마스가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 3사는 이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3사가 친환경 엔진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술 협력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엔진의 경우, 중국의 자체 기술력이 떨어지다 보니 국내 업체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중심으로 선박 엔진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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