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인도법인 현지 상장…지분 15% 지분 매각형태
최대 1.8조 현금 조달…세계 최대 시장, 미래 투자 위한 재원 확보
신흥시장 인도 공략 기회 확대…현지화 전략 강화

LG전자 인도법인이 현지 상장 절차를 마무리하고, 기업가치만 12조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올라선다.  이번 상장으로 LG전자는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조달, 세계 최대 이머징 시장인 인도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다지게 됐다. 특히 주력인 가전 부문에서 주춤하고 있는 LG전자로서는, 새로운 전기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LG전자는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인도법인 상장 최종 승인을 받았다. 최종 상장일은 오는 14일이다.

인도법인 지분 15%에 대한 공모가 밴드(범위)는 최소 1조7384억원에서 최대 1조8350억원으로 결정됐다. 주당 공모가는 1만7000원(1080루피)에서 최대 1만8000원(1140루피)다. LG전자는 “처분금액은 보수적으로 밴드 최하단 가격을 기준으로 공시됐지만,  실제 처분금액은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공모가 최상단으로 결정되는 경우, LG전자 인도법인은 최대 1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게 된다. 현재 인도 증시에 상장돼 있는 미국 월풀 인도법인 시가총액이 약 2조4000억원, 인도 현지 대기업인 타타그룹 계열 볼타스가 약 7조2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고 등급에 해당한다.

이번 기업공개(IPO)는 신주 발행없이 LG전자가 보유한 지분 15%를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LG전자 본사가 최대 1조8350억원에 달하는 매각 자금을 전액 현금으로 환수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새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가전시장 경쟁 심화, 미국 관세정책 여파로 수익성이 급격히 둔화된 실정이다. 지난 2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6% 감소한 6394억원에 그쳤다. 특히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가 191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을 끌어내렸다.

실적 부진 여파로, LG전자는 내부적으로 인력 효율화 및 고정비 지출 감소를 위한 희망퇴직까지 시행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MS사업본부를 대상으로 만 50세 이상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자율적 희망퇴직을 시작했으며, 최근 이를 전 사업부로 확대했다. LG전자가 전체 사업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3분기에도 실적 반등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어서,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금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한 6098억원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5% 감소한 2조6494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황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사업본부 부진과 함께 3분기부터 진행된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LG전자의 이번 인도법인 IPO는 가전 신흥시장으로 부상 중인 인도 시장 공략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인도 가전시장은 14억명에 달하는 거대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전 보급률도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다. 가전 보급률은 냉장고 40%, 세탁기 20%, 에어컨 1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과 함께 가전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미 지난 1997년에 인도에 진출해, 현재 노이다, 푸네 공장 등 2개 생산기지와 51개 지역 사무소, 780여 개 브랜드숍을 운영 중이다. 남부 스리시티 지역에는 세 번째 생산기지도 건설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직접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직접 방문해 현지 가전 생산 전략을 점검하는 등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인바 있다.

현지 법인 실적도 양호한 편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2조2829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으로 매출 2조원을 넘겼다. 순이익 또한 2097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김운호, 강민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4분기 비수기이지만 인도법인 상장으로 현금흐름 대폭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