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정원 체제’ 5년 성장 멈췄다…“SMR·반도체 전환, ‘부활’ 노리나”

박정원 회장 동일인 지정 이후 5년간 총 자산 감소
두산 자산총액 28.4조→28.1조…1.1% ↓ ‘역성장’
두산인프라코어·솔루스 등 핵심자산 매각 여파
‘탈원전’ 위기 넘겼지만…외형 성장, 아직 요원
“중후장대 매각…SMR·반도체 등 첨단제조업 전환”

2019년 고(故) 박용곤 명예회장 타계로 박정원 회장이 두산그룹의 총수(동일인)에 오른 이후,  5년간 두산그룹의 외형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CEO스코어데일리와 본지 부설 기업연구소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공시대상 기업집단 중 두산그룹의 총수 변경 전후 자산총액을 비교한 결과, 두산그룹의 자산총액이 지난 2018년 28조4557억원에서 2024년 28조1502억원으로 오히려 3055억원(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47.5%), 현대자동차(24.6%), LG(43.6%), 롯데(23.3%), 한진(83.4%) 등 주요 그룹들이 총수 변경 이후 자산이 큰폭으로 확대된 것과 달리 두산그룹은 박정원 회장 체제 이후 오히려 역성장한 것이다. 실제 최근 10년 내 총수가 변경된 그룹 12곳 중 자산이 감소한 그룹은 두산, 동원 등 2곳에 불과했다. 

박정원 회장은 2016년 회장으로 취임했지만, 2019년 고 박용곤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동일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두산그룹은 이전에는 형제들이 각 사업부문을 분담 경영하는 ‘형제경영’ 체제를 유지했지만, 박정원 회장이 공식 부임하면서 단독 경영 체제로 전환됐다.

두산그룹의 자산 축소는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유동성 위기에서 비롯됐다. 당시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부실 여파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두산에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요구했고, 두산은 생존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두산그룹 사옥 <사진=두산그룹>
▲두산그룹 사옥 <사진=두산그룹>

두산그룹이 가장 먼저 매각한 곳은 두산인프라코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21년 현대중공업그룹에 8500억원에 매각됐다. 두산그룹의 중공업 계열사 중 핵심 자산 중 하나가 그룹을 떠난 것이다.

여기에 두산솔루스(2020년, 6000억원에 매각), 두산타워(2020년, 8000억원), 클럽모우CC(2020년 1850억원) 등 그룹내 비핵심 자산들도 잇따라 정리됐다. 이들 기업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은 채권단 상환과 두산중공업 재무 개선에 투입됐다.

두산그룹이 그룹내 핵심·비핵심 자산을 대거 정리하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데에는 당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큰 영향을 끼쳤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되는 탈원전 정책이 강도높게 시행됐고, 원전 사업을 주력으로 해 온 두산중공업은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2019년에는 손상차손 7391억원을 반영하며 자산 가치를 대폭 조정했다. 이는 두산그룹 전체 자산총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두산은 2020~2021년에 채권단에 1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조기 상환했다. 이는 재무 건전성 개선에는 기여했지만, 그룹 내부적으로는 현금 유동성 악화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투자 동력을 떨어뜨렸다는 평가도 받고있다. 

다만, 두산그룹은 지난 2020년 한계기업 직전까지 내몰리는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제2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실제 두산그룹은 구조개편의 여파로 총 자산규모는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7454억원에서 지난해 1조3349억원으로 79.1%나 증가하며,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두산그룹 관계자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여러 기업을 매각한 것이 자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기존 중후장대 기업을 매각하고 SMR·가스터빈·반도체 후공정 사업 등 첨단 제조업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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