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과 농심 간 혼맥은 재계 주요 기업간 사돈맺기가 처음에는 단순히 결혼으로 시작됐지만 세대를 거치며 자연스럽게 ‘부의 대물림’의 한 수단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 총수 일가인 신윤경·서민정·서호정 세 모녀는 농심가로부터 제공받은 지분과 배당금을 통해 끈끈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 아모레 ‘서경배’-농심 ‘신윤경’ 결혼…‘할아버지 찬스’, 두 외손녀에 주식 증여
아모레퍼시픽과 농심은 1990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농심 창업주 고(故) 신춘호 회장의 둘째 딸 신윤경의 결혼으로 연을 맺는다. 결혼 후 두 사람 사이에서 출생한 서민정(1991년생), 서호정(1995년생) 두 자매는 아모레퍼시픽 총수 3세이자 신춘호 회장의 외손녀란 타이틀로, 자연스럽게 두 그룹의 주요 주주로 편입된다.
그 출발은 농심 창업주인 고 신춘호 회장이 서민정, 서호정 두 외손녀를 비롯해 11명의 손주들에 주식을 증여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03년 12월 24일, 신춘호 회장은 손자와 손녀 11명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농심홀딩스 주식 중 18만2105주(지분율 4.03%)를 증여했다. 당시 12세와 8세이던 서민정·서호정도 외할아버지로부터 농심홀딩스 주식 1만주(지분율 0.22%)씩을 증여 받았다.
서민정, 서호정은 이후에도 꾸준한 장내매수를 통해 농심홀딩스 지분을 확보,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각각 1만3791주(0.30%)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친인 신윤경도 같은 기간 농심홀딩스 지분 10만주(2.16%)를 보유하며, 주요 주주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42.92%)이며 이어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13.18%),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농심 부사장(1.41%)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아모레퍼시픽 세 모녀, 10년간 농심 배당금만 30억원
아모레퍼시픽그룹 일가인 이들 세 모녀는 농심홀딩스로부터 장기간 배당도 받고 있다.
서민정·서호정 자매는 지난해 농심홀딩스로부터 각각 3448만원을 배당받았다. 최근 10년간 두 사람의 누적 배당금은 1인당 2억8781만원으로, 합산 5억7561만원에 달한다.
모친인 신윤경이 농심홀딩스로부터 받는 배당금은 더 커, 지난 한해에만 2억5000만원, 최근 10년간 누적 배당금이 21억5000만원에 달했다. 결국, 아모레퍼시픽 일가인 세 모녀가 최근 10년간 농심홀딩스로부터 수령한 배당 총액은 30억 원에 가깝다.
이는 아모레퍼시픽과 농심간 혼맥이 단순히 가족간 인연을 넘어 실질적으로 부의 대물림으로 연결되는 중요 수단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서경배 회장도 사위에 10만주 증여…파경으로 반환
아모레퍼시픽 총수 일가가 혼맥을 통해 농심홀딩스 지분을 확보했던 것처럼, 아모레퍼시픽과 다른 사돈가와의 드러나지 않은 거래도 재조명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오너 3세인 서민정은 지난 2020년 10월 보광창업투자 홍석준 회장의 장남인 홍정환과 화촉을 밝혔는데, 그 이듬해인 2021년 에 장인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사위인 홍정환에 아모레G 보통주 10만 주를 증여했다.
아모레퍼시픽과 농심, 또 아모레퍼시픽과 보광으로 이어지는 기업간 혼맥이 ‘할아버지 찬스’, ‘장인 찬스’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의 대물림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서민정과 홍정환은 결혼 8개월만에 파경을 맞으면서, 홍정환이 서 회장으로부터 증여 받았던 아모레G 주식 10만 주는 즉시 반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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