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수장 공백 장기화 속 현금도 마른다…잉여현금흐름 적자 확대  

3년째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올해 3분기도 -8847억원
27년까지 총 1.5조 투자 영향…부채비율도 446.10% 달해
리더십 공백 5개월째…재무 리스크 심화될 가능성 높아  

KAI 본관 전경. <사진제공=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3년째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 흐름이 투자금보다 적다는 의미다.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수장 공백 속 현금창출 구조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CEO스코어데일리와 본지 부설 기업연구소인 CEO스코어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분기보고서를 공시한 국내 500대 기업(금융사 제외) 중 상장사 237곳을 조사한 결과, KAI의 올해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884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6826억원)보다 적자가 확대됐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을 뺀 수치로,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KAI의 잉여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23년 3분기 -1조468억원에서 2024년 3분기 -6826억원으로 적자 폭을 대폭 줄였지만, 올해 3분기 또 다시 적자가 불어났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1년 새 적자가 늘어났다. 2024년 3분기 -5115억원이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7362억원으로 2247억원 가량 확대됐다.

KAI의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확대된 이유는 대규모 투자가 이어진 탓이다. KAI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예고하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 1~3분기 누적 R&D 비용은 130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061억원)보다 23% 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대규모 계약 이행을 위한 생산설비 확충과 현지 투자·기술 개발에 따른 자금 소요가 급증하면서 운전자본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KAI의 현금성자산은 올해 3분기 1346억원으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1418억원)보다 5.1% 줄어든 수치다.

현금성자산이 줄고 차입이 늘면서 KAI의 올해 3분기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8939억원)과 비교해 1조원 증가한 1조8851억원에 달한다. 선수금과 계약부채 및 외부 차입이 증가하면서 부채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364.66%였던 KAI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446.10%까지 확대됐다.

문제는 향후 KAI의 재무 부담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리더십 공백으로 납기 지연 및 신규 계약 지연 등의 변수가 존재한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 7월 1일부로 강구영 전 사장이 조기 퇴임한 후 5개월째 대표 자리가 공백인 상태다.

대표이사 공백이 길어지면서 경영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KAI는 올해 3분기 매출이 22.6% 줄어든 7021억원, 영업이익은 21.1% 감소한 602억원에 그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주요 방산기업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실적뿐만 아니라 KAI는 올해 굵직한 수주전에서도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1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을 비롯해 UH/HH-60 블랙호크 헬기 성능개량, 천리안 5호 위성 개발, 해군 무인 표적기 연구개발 등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수주액은 3조6640억원으로 연간 수주 목표(8조5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달성이 불가능해졌다.

업계에선 KAI의 리더십 공백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KAI 노조 관계자는 “대표 공백으로 수출 사업, 결재 지연, KF-21·FA-50 프로그램 일정 차질, 국제 파트너십 협상 지연 등 회사의 핵심 기능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신임 대표이사 인선이 조속히 이뤄져야 내년도 사업예산 및 조직 등을 확정할 수 있는 중차대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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