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세 자녀들이 10대 때부터 그룹내 주요 계열사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세 자녀는 그룹 지주사인 효성을 비롯해 그룹내 핵심 계열사 주식, 약 280억원 어치를 보유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 회장이 효성그룹 3대 총수 역할을 한 지 얼마 안된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세 자녀 중 장남은 한국 국적, 두 자매는 미국 국적으로, 장자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경영권 승계구도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효성그룹 조 회장의 장녀인 조인영(2002년생) 씨는 효성 주식 2만2363주(0.13%), 차녀 조인서(2006년생) 씨는 2만2284주(0.13%), 장남 조재현(2012년생) 군은 1만9177주(0.11%)를 보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인영 씨와 조인서 씨는 이미 지난 2017년부터 그룹의 지주사인 효성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왔고, 막내인 조재현 군도 7살인 2019년 부터 지분 매입을 시작했다. 다만 이들 세 남매의 지분 매입은 2022년 11월 이후로는 중단된 상태다.
대신 이들 세 남매 모두 효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 대한 지분 매입은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효성그룹 내에서 현금창출력이 가장 안정적인 알짜기업으로, 친환경 섬유(T2T) 등 미래 성장 사업의 중심축으로 꼽힌다.
현재 조인영 씨는 효성티앤씨 주식 5931주(0.14%), 조인서 씨는 5869주(0.14%), 조재현 군은 3082주(0.07%)를 보유하고 있다. 조인영 씨와 조인서 씨는 2018년 효성 인적분할 당시 효성티앤씨 주식을 배정받아 약 0.03% 지분을 확보한 뒤, 이후 장내 매수를 통해 보유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조재현 군도 2021년 부터 지분 매입을 시작했다. 세 남매는 2024년 12월과 2025년 9월에도 동시에 효성티앤씨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이외에도 이들 세 남매는 효성화학과 효성중공업 지분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효성화학의 경우 조인영 씨 2920주(0.08%), 조인서 씨 2924주(0.08%), 조재현 군 990주(0.03%)를 보유하고 있으며, 효성중공업은 조인영·조인서 씨가 각각 4357주(0.05%), 조재현 군이 800주(0.01%)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 세 자녀가 보유중인 효성그룹내 주식 평가액은 조인영·조인서 씨가 각각 약 120억원(지난 7일 기준), 조재현 군이 약 44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이들 세 남매가 현재까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유사한 규모의 지분을 축적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중장기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예비 수순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이들은 장기간 그룹내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며, 단순한 주식투자 수준을 넘어, 주요 주주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상황이다.
효성가 4세의 계열사 지분 확보 움직임과 함께 이들 세 자녀의 국적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사결과, 장자인 조재현 군은 대한민국 국적인 데 반해, 장녀인 조인영 씨와 차녀 조인서 씨는 미국 국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장자를 그룹내 경영승계 대상으로 하고 있는 한국 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상법상 대기업 총수가 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경영상에 특별한 결격 사유는 없다. 그러나 항공·방송·통신·에너지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는 법령으로 지분율 제한, 임원 자격 제한 등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지정에 따른 규제 부담, 각종 인허가 및 국가안보 심사 등도 외국 국적의 오너일가의 경영 참여를 현실적으로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한국 대기업 집단에서 여전히 장남 중심의 경영승계 관행이 강하게 남아 있는 점, 그리고 외국 국적 경영인에 대한 사회적·제도적 부담 등을 감안할 때, 국적 문제가 경영권 승계 구도와 역할 배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효성그룹 장자인 조재현 군은 만 13세에 불과해, 실제 경영 일선에 나서기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 세 자녀의 계열사 지분취득 및 국적과 관련해 “개인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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