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최고경영자) 선임 2년 만에 사장직에 오른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차량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모듈과 유리기판 등 미래 성장 사업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하며 체질 개선을 선언하고 나섰다. 단순 부품 기업을 넘어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그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돼 온 광학솔루션 중심의 매출 구조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2월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문혁수 대표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했다.
1970년생인 문 사장은 2013년 LG이노텍 광학솔루션 개발실장을 시작으로 연구소장, 광학솔루션사업부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광학솔루션 부문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2022년 말부터는 CSO(최고전략책임자)로서 기판소재·전장부품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했으며,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3년 말 LG이노텍 CEO로 선임돼 올해 취임 3년차를 맞았다.
업계에서는 문 사장의 리더십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년간 자율주행과 반도체 기판 등으로 사업 구조 다변화를 추진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가운데, 가시적인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시작했다.
올해 3분기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288억원으로 집계됐고, 전장부품사업부 역시 191% 늘어난 13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맞춰, 문 사장은 올해를 사업 체질 개선의 원년으로 삼고,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판소재사업부와 전장부품사업부 명칭을 각각 패키지솔루션사업부, 모빌리티솔루션사업부로 변경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문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며 “LG이노텍은 지금까지 축적해온 혁신기술과 제품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사업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 같은 전략과 얼라인(align)해 사업부 명칭에도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 광주사업장 전경. <사진제공=LG이노텍>
조직개편과 더불어 기판·전장 등 신사업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13일 광주광역시와 공장 증축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하고, 광주사업장에 약 1000억원을 들여 차량 AP모듈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차량 AP모듈 시장에 진출한 뒤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차량 AP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신규 공장은 올해 12월 완공 예정으로, 이번 투자를 통해 LG이노텍은 차량 AP모듈 사업 경쟁력을 높여 시장 우위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기판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는 유리기판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LG이노텍은 지난 8일 유리 정밀가공 전문업체인 유티아이(UTI)와 연구개발 협력을 맺었다. 양사는 유리기판 강도를 높이는 기술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유기) 기판과 달리 기판 내부 코어층을 유리로 대체한 차세대 반도체 기판이다. 열에 의해 기판이 휘어지는 현상을 최소화하고, 매끄러운 표면에 회로를 더 정밀하게 새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고성능 반도체에 적합한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마곡 연구개발(R&D) 센터에 시제품 양산 설비를 구축했으며,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사장은 “유리기판은 반도체 패키징의 판을 바꿀 기술”이라며 “LG이노텍은 50년 동안 이어온 기판소재 기술에 유리 정밀가공 기술을 더해, 탁월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혁신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5일(현지시각) 국내 기자단이 LG이노텍 프리 부스투어(Pre-Booth tour)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이 사업 체질 개선에 드라이브를 건 가운데 취약점으로 꾸준히 지적돼 온 광학솔루션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LG이노텍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누적 매출은 11조672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1.7%에 달한다. 이어 모빌리티솔루션사업부가 9.7%, 패키지솔루션사업부가 8.6%로 뒤를 이었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의 최대 카메라 모듈 공급업체로, 애플에 편중된 광학솔루션 중심의 포토폴리오를 다각화 해야 한다. 대형 고객사인 애플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아이폰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이 큰 부침을 겪으면서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고객의 비중은 79.1%(11조2986억원)에 달한다.
문 사장은 “고수익 패키지솔루션사업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광학솔루션사업 수준의 영업이익 기여도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또한 모빌리티솔루션사업의 흑자 경영 기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고수익 중심의 ‘하이 퍼포먼스 포트폴리오(High Performance Portfolio)’ 사업 구조 정착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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