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배터리 3사가 정부가 주도하는 ‘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 입찰을 마치고 본격적인 수주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 1차 입찰과 달리 2차 입찰에서는 비가격 평가 비중이 높아지는 등 기준이 대폭 조정됐다. 이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한파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번 ESS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한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1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2일 입찰 제안서·사업 계획서 제출 마감에 이어 이날 증빙 서류 제출을 끝으로 2차 ESS 중앙계약 경쟁 입찰을 마감했다. 정부는 다음달 중 중앙계약위원회의 입찰 서류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1차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 2차 입찰에서도 국내 배터리 3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K-배터리 3사는 주력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올해 ESS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3사 모두 1조원대의 대형 ESS 사업권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입찰에서는 가격 평가 비중이 줄어들고, 비가격 평가 비중이 확대됐다. 해당 비중은 40%에서 50%로, 10%p 늘어났다.
비가격 평가의 세부 항목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 1차 입찰 당시 변별력이 떨어졌던 항목에 대해선 배점을 낮추고, 중요한 지표에 배점을 늘렸다. 이에 2차 입찰에서는 ‘화재 및 설비 안전성’과 ‘산업·경제 기여도’가 최종 낙찰 여부를 가르는 핵심 평가 항목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력거래소가 12일 서울 세종대 컨벤션센터 광개토관에서 제2차 ESS 중앙계약 시장 사업자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시장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 중에서 1차 입찰에서 물량을 대거 확보한 삼성SDI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SDI는 1차 입찰에서 전체 물량의 약 70% 이상을 싹쓸이 했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를 앞세워 안전성을 강조했다. 또한 울산에서 생산한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국내 ESS 산업·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차 ESS 프로젝트의 30% 밖에 확보하지 못한 LG에너지솔루션은 2차 입찰에서 국내 최대 배터리 업체로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LG는 안전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LFP 배터리를 통해 열 폭주와 화재 위험을 낮췄다는 게 LG엔솔의 설명이다. 특히 LG엔솔은 준공 기한인 2027년에 맞춰 충북 오창에 1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생산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1차 입찰에서 물량 확보에 실패한 SK온도 2차 입찰에서 반드시 수주에 성공한다는 각오다. LFP 배터리를 앞세운 SK온은 충남 서산을 생산 거점으로 삼았다. 기존 전기차용 라인을 ESS용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모든 자료 제출이 끝난 상황에서 남은 것은 결과 발표 뿐이다”며 “준공 기한이 여유가 있는 만큼, 기업이 내세운 전략이 수주 결과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마감 시간대에 신청이 집중되며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또 다른 변수로 지목된다. 마감 직전에 등록이 몰리면서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1차 입찰 당시에도 마감 직전에 신청이 몰리면서 입찰 시스템 불안정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한국전력거래소는 2차 입찰에서 자료 업로드가 지연되는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12일까지 입찰 제안서와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이날까지 파일 용량이 큰 증빙 서류 제출할 수 있도록 시간을 분리했다. 그럼에도 마감 시간대에 신청이 몰리면서 일부 입찰사가 사업 계획서 등의 자료 저장 및 업로드 지연, 타 PC 로그인시 임시 저장 파일 불러오기 지연 등 관련 시스템 장애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전력거래소는 “입찰 마감 시간대 중앙계약 시장 플랫폼 서버의 과부하, 네트워크, 방화벽 등의 특이 사항 등에 대해 점검했지만 (별다른 특이 사항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선 가격 평가 비중이 60%에서 50%로 줄었지만, 종합 평가에서 동점일 경우 1순위로 가격 평가 점수를 고려한다는 점이 입찰 마감까지 최대한 신청을 늦추는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중앙계약위 심의에 있어 일부 사업자들의 시스템 장애 문제 제기 사항에 대한 시스템 점검 결과와 동 시간대 정상 입찰 사업자 유무, 입찰 공고문 내용, 입찰 시장의 공정성 및 사업자 간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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