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조만간 쿠팡이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쿠팡이츠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한 행위가 ‘끼워팔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전원회의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출처=연합뉴스>
배달앱 시장의 판도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을 기반으로 한 무료배달을 앞세워 1년여 만에 존재감을 크게 키웠지만, 최근 ‘끼워팔기’ 의혹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심판대에 오르면서 성장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가운데 경쟁사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 네이버는 배달 품질·가격 혜택·멤버십 제휴 확장 등 각자의 전략으로 반격에 나서며 생활 밀착형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조만간 쿠팡이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쿠팡이츠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한 행위가 ‘끼워팔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전원회의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2월 중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을 앞세워 단기간에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약 1500만명에 구모의 멤버십 회원을 기반으로 ‘무료배달’ 혜택을 전면에 내세우고, 온라인쇼핑에서 축적한 ‘로켓배송’ 신뢰도까지 더해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4년 쿠팡이츠의 월간 사용자 수는 1월 553만명에서 12월 962만명으로 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드 결제 금액도 2700억원에서 5877억원으로 118% 늘었다. 배달앱 카드 결제액 기준 시장 점유율 역시 2024년 1월 18.4%에서 12월 35.31%로 16.9%p 상승하며 배달의민족(57.6%)과의 격차를 좁혔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4년 쿠팡이츠의 월간 사용자 수는 1월 553만명에서 12월 962만명으로 74% 증가했다. <출처=모바일인덱스>
다만 공정위는 쿠팡이 와우 멤버십을 통해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등을 제공한 행위가 단순한 제휴 혜택을 넘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가 쿠팡의 온라인쇼핑 내 영향력을 감안해 관련 시장을 새롭게 획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존에는 온라인쇼핑 전체 시장(약 259조원)을 기준으로 쿠팡의 점유율은 13.9%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공정위가 ‘직매입 또는 이에 준하는 구조로 거래 조건을 통제하는 온라인 유통 사업자’만을 같은 범주로 묶는 방식으로 시장을 재획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시장 규모는 90조원대, 쿠팡의 점유율은 39%, 상위 3개 사업자(쿠팡·네이버·신세계) 합산 점유율도 85%에 달한다.
또 만약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 인정될 경우 제재수위는 일반 불공정거래 행위보다 훨씬 무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정위가 과징금 한도를 관련 매출액의 6%에서 20%로 대폭 올리기로 하면서 쿠팡이츠의 2024년 매출(1조8819억원)을 감안하면 수천억원대 과징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나아가 와우 멤버십 구조 변경을 요구하는 시정조치나,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 처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달의민족의 즉시 배달 장보기 서비스 '배민B마트'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배달하는 '내일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처=우아한형제들>
이 가운데 배달의민족(배민)은 ‘배달 서비스 품질’을 중심으로 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시도는 ‘도착보장 프로젝트’다. 소비자에게 안내한 배달 시간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제도화한 것으로, 약속 시간보다 1분 이상 늦으면 1000원, 15분 이상 지연되면 3000원의 보상 쿠폰을 자동 지급한다. 보상 비용은 배민이 전액 부담해 업주나 라이더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구조로 진행된다.
퀵커머스 부문에서도 혁신을 꾀하고 있다. 배민B마트는 지난달 16일부터 ‘내일 예약’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이 다음날 원하는 시간을 1시간 단위로 선택해 배달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날 밤 주문 마감에 맞춰 움직이던 기존 이커머스 관행에서 벗어나, 자정 이후에도 다음날 장보기를 준비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속도’ 중심의 즉시배달에 ‘계획성’을 결합한 차별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요기요는 ‘투명한 가격 혜택’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택했다. 배달앱 시장이 배민·쿠팡이츠 중심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가격 경쟁이 신규 고객 확보의 관건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대표 사례가 지난 달 8일 내놓은 ‘무한적립’이다. 주문 금액에서 할인액을 제외한 결제 금액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최소 주문 금액 제한이 없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혜정 요기요 CMO는 “그동안 이커머스 전반에서 보기 어려웠던 수준의 적립 구조를 통해, 많이 이용할수록 더 큰 혜택을 돌려주는 배달 경험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쿠팡처럼 서비스와 물류를 내부로 통합하는 모델과 달리, 대형 브랜드와의 지분 투자와 제휴를 축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동시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중심으로 우버택시·넷플릭스·요기요 등 이종 산업과의 결합을 가속화하며, 배달·교통·콘텐츠를 아우르는 ‘생활형 멤버십’으로의 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배달앱 시장은 규제라는 변수와 업체별 대응 전략이 맞물리며 새로운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쿠팡이츠는 멤버십 기반 혜택을 둘러싼 규제 리스크로 성장 흐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배민은 서비스 품질, 요기요는 가격 혜택, 네이버는 제휴 확대와 플랫폼 확장을 각각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를 둘러싼 규제 리스크와 점유율 변화 가능성은 배달앱 시장이 ‘정상화된 경쟁’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각 플랫폼이 강점을 앞세워 고객 신뢰를 두고 경쟁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결국 소비자와 업주 모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압력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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