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거래소, 코인 팔아 연명…가상자산 업계 ‘한파’

코빗, 코인 25개 매도 예정…“인건비 등 운영경비 충당”
중소형 가상자산 거래소, 영업손실 장기화…‘과징금 부담’

코빗 영업손실 추이.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중소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보유 중이던 가상자산까지 매각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가상자산 시장의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역시 거래소들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지난 2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홈페이지를 통해 가상자산 매도 계획을 공시했다. 코빗은 지난 5일부터 31일까지 비트코인 25개를 분할 매각할 예정이다.

매도 예정 평가금액은 내부 승인일인 지난달 25일 종가 기준 32억7050만원이다. 해당 물량은 코빗이 보유한 업비트와 빗썸 계좌를 통해 순차적으로 장내 매각된다. 코빗 측은 인건비 등 운영 경비 충당을 위한 매도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제재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앞서 FIU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코빗에 대해 27억3000만원의 과태료 부과와 기관경고 처분을 결정했다. 징계 사유는 고객확인 및 거래제한 의무 위반이다.

코빗은 2018년 이후 7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코빗의 영업이익은 △2018년 -76억원 △2019년 -136억원 △2020년 -86억원 △2021년 -27억원 △2022년 -358억원 △2023년 -269억원 △2024년 -168억원을 기록했다. 장기간 영업손실이 지속된 상황에서 30억원이 넘는 과징금 부담까지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 역시 지난해 9월 처음으로 가상자산을 매도해 인건비 등 운영 경비를 충당한 바 있다. 코인원 또한 △2022년 -211억원 △2023년 -235억원 △2024년 -606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7월에는 전체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FIU는 지난해 5월 코인원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사업자(VASP) 갱신을 위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이는 5대 원화마켓 거래소 가운데 마지막 검사였다. 현장검사는 △2024년 8월 업비트 △10월 코빗 △12월 고팍스 △지난해 3월 빗썸 △5월 코인원 순으로 진행됐다.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코인원 역시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추가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적자 탈출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두나무의 업비트와 빗썸의 양강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68.87%, 빗썸은 26.13%로 집계됐다. 이어 코인원이 3.6%, 코빗이 1.38%를 차지했다. 점유율 3~6위 거래소를 모두 합쳐도 두 자릿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올해 역시 업황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수수료 수익 의존도가 매우 높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대비 수수료 수익 비중은 두나무가 97.9%, 빗썸이 98.4%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하락하며 거래량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고점 회복 가능성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김승민 코빗 연구위원은 “이번 비트코인 사이클은 고금리·유동성 축소·정책 변수 등 과거와 다른 환경에서 전개되며 전통적인 4년 주기론에서 말하는 ‘마지막 해 수직 랠리’ 패턴이 재현되지 않았다”며 “이미 10만~12만 달러 구간을 여러 차례 형성한 만큼 정점이 앞당겨졌거나, 올해 유동성 재공급 국면에서 한 차례 추가 고점이 나올 가능성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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