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들어 중국 조선사들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정부 지원과 내수 물량을 등에 업고 성장 궤도에 오른 조선사를 중심으로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다. HD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기반으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 주도권을 굳힌다는 구상이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된 LNG선 22척 중 중국은 13척(59.1%)을, 한국은 9척(40.9%)을 수주했다. 중국 최대 LNG 조선소인 후동중화가 말레이시아 국영 선사 MISC로부터 최대 6척의 LNG선을, 중국 장난조선소는 LNG선 4척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국내 조선사들이 압도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LNG선 신조 시장을 주도해 온 흐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글로벌 LNG 시장에서 발주된 LNG선 37척 중 한국은 32척(86.5%)을 수주했고, 중국의 수주량은 3척(8.1%)에 불과했다.
한국보다 기술과 품질 측면에서 경쟁력이 뒤처지는 중국 조선사들이 저가 전략 기반의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LNG선 물량을 일부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 조선사들은 LNG선 건조 가격으로 1척당 약 2억3000만달러를 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조선사들의 계약 금액인 약 2억5000만달러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지난 1월 글로벌 LNG선 평균 가격(약 2억4800만달러)과 비교해도 저렴한 금액이다.
중국 조선사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과 풍부한 내수 물량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누리며 성장해 왔다. 중국은 국영 해운사를 활용해 자국 조선소에 선박 발주를 집중하고 있다. 국가 주도의 LNG선 기술 자립화, 친환경 선박 개발, 기자재 국산화 등도 추진 중이다.
업계는 중국의 잇따른 LNG선 수주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고부가 선박 중심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가는 한편 중국 조선사들과의 기술 초격차를 이어갈 방침이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지난해 고마진 선박 선별 수주에 힘입어 6조원에 육박하는 합산 영업이익을 거뒀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LNG 운반선.<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특히 올해는 북미 LNG 프로젝트 본격화와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 재개 등으로 LNG선 발주가 높게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루이지애나 LNG 프로젝트의 주관 사업자인 호주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 에너지의 대규모 발주가 대표적이다. 우드사이드 에너지는 지난해 연간 1650만톤 규모의 1단계 개발에 대한 최종투자결정(FID)을 확정했다.
우드사이드 에너지는 최근 옵션 4척을 포함해 10~12척의 LNG선 신조 발주를 위한 선주사 최종 후보군을 압축했다. 현대글로비스를 포함해 7개 글로벌 선주사가 선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는 우드사이드 에너지가 조만간 선주사와 조선소 선정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드사이드 에너지는 현재 최대 12척의 신조를 포함해 총 20척의 LNG선 발주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척당 2억5000만달러 수준의 선가를 고려하면 총 50억달러, 한화로는 약 7조3000억원 규모의 발주가 예상된다. 먼저 발주되는 12척만 해도 30억달러로, 한화 약 4조4000억원 규모다. 이에 더해 리오그란데 LNG 트레인 4, 포트 아서 페이즈 2 등 북미 LNG 프로젝트가 FID를 마친 부분을 볼 때 LNG선 발주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작년 FID가 완료된 북미 LNG 프로젝트들의 생산 스케줄 시점인 2029~2030년 인도 슬롯을 두고 글로벌 선주들의 경쟁 발주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 재개로 인한 물량까지 고려하면 올해 국내 조선 3사가 수주할 LNG선 수주 선가는 상승세 전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