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올랐지만 견제 기능은 의문…주요 보험사 사외이사 이사회 찬성률 100%

삼성생명, 안건 91건으로 최다…‘사업·경영’ 비중 41.8%로 전략 수립에 집중
보험사별 안건 색깔 뚜렷…DB손보 ‘특수관계거래’, 삼성화재 ‘규정·정관’ 무게

주요 보험사 이사회 안건 찬성표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주요 보험사 사외이사 연봉이 ‘1억원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주요 보험사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활동이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이러한 기대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높은 보수를 받는 만큼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지만, 주요 보험사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사실상 100%에 달했기 때문이다.

21일 CEO스코어데일리와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비교 가능한 보험사를 대상으로 이사회 안건과 의결 현황, 사외이사의 출석률 및 찬성률 등을 분석한 결과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은 2024년과 2025년 모두 100%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삼성생명 사외이사들은 16회 이사회에서 총 336표(2024년 14회 327표)를 행사했고, 삼성화재 사외이사들은 13회 이사회에서 총 236표(9회 216표)를 던졌다. DB손해보험 사외이사들은 9회 이사회에서 총 255표(10회 217표)를 행사했는데, 세 회사 모두 단 한 차례의 반대나 기권 없이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이들 보험사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 역시 100%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100% 출석률을 기록했으며, 삼성생명은 2024년 98.2%에서 2025년 100%로 출석률을 끌어올렸다.

이사회에서 다뤄진 안건의 성격은 회사별로 차이를 보였다. 2025년 기준 세 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91건의 안건을 처리한 삼성생명은 ‘사업·경영’ 관련 안건 비중이 41.8%로 가장 높았다. 다만 이는 2024년(47.6%)보다 5.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는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안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DB손해보험은 전체 안건 가운데 35.3%가 특수관계거래 관련이었고, 삼성화재 역시 35.6%를 기록해 계열사 간 거래와 관련된 의사결정 비중이 컸다.

특히 삼성화재는 2025년 들어 ‘규정·정관’ 관련 안건 비중이 13.6%로 전년(5.6%) 대비 8.0%포인트 증가해 내부 통제와 조직 정비에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DB손해보험은 ‘사업·경영’ 안건 비중이 2024년 24.4%에서 2025년 35.3%로 10.8%포인트 상승하며 경영 현안 대응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들 보험사를 포함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전체의 이사회 활동을 보면 2025년 사외이사의 안건 찬성률은 99.49%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99.46%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추인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대목이다.

다만 모든 안건에 100% 찬성한 기업 수는 2024년 78곳에서 2025년 71곳으로 7곳 줄어들며 일부에서는 독립성이 강화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유한양행(93.4%), 고려아연(94.6%), 네이버(95.7%) 등은 사외이사들이 자기주식 처리나 투자 관련 안건 등에 대해 보류 또는 반대 의견을 제시하면서 찬성률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처우가 현실화되고 활동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면서도 “모든 안건에 100% 찬성하는 구조는 이사회의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구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커진 만큼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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