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해 온 풍산 탄약사업부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풍산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거래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와 풍산은 풍산 탄약사업부 인수 검토 중단을 공시했다.
한화에어로 측은 “방산 경쟁력 강화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풍산의 탄약사업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풍산 방산부문에 대한 인수 검토는 중단됐다”고 밝혔다.
풍산 역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탄약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풍산 탄약사업을 포함한 방산 부문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화에어로 입장에서 풍산 탄약사업은 매력적인 카드였다. 인수 시 수직 계열화 효과로 한화에어로의 K9 자주포·천무와 풍산의 각종 포탄을 묶은 패키지 수출이 가능해져 원가 절감과 납기 단축 등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화그룹이 7년 만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사들이며 4.99%의 지분율을 확보한 만큼 육해공을 넘어 ‘한국형 스페이스X’ 구상 구체화 관측에도 힘이 실렸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에어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조2174억원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해외 조인트벤처 설립 등에 써야 하므로 추가 자금을 집행하기엔 자금력이 빠듯하다는 평가다.
풍산의 매각 철회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앞서 풍산은 2022년 탄약사업 물적분할을 추진했다가 주주 반대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만약 인적분할이나 사업 매각을 추진하면 전체 주주 3분의 2 동의가 필요하다. 풍산 최대주주인 풍산홀딩스의 지분율은 38%로 지분율 1% 미만 소액주주 합산 지분율인 약 46%보다 낮아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류진 풍산 회장 등 최대주주 일가는 풍산홀딩스 지분 48.76%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독과점 이슈와 정부 승인 또한 과제였다. 방위사업법 제35조 3항과 방위사업법 시행령 45조에 따르면 방산업체는 매각이나 인수를 위해 산업통상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후 산업부가 방위사업청의 의견을 확인한 뒤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풍산이 아직 경영권 승계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만큼 새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면 방산 부문 매각이 재개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행법상 방산업체의 경영권은 한국 국적 보유자만 행사할 수 있는데, 류진 풍산 회장의 장남인 류성곤(로이스 류) 씨가 미국 시민권자인 데다 탄약사업을 물려받을 의사 또한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풍산은 인적분할을 통해 방산 부문을 떼어낸 뒤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