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동제약이 2023년 분사했던 연구개발(R&D) 자회사 유노비아를 다시 통합한다.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에 대응해 R&D 투자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전환으로 해석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R&D 자회사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100% 자회사를 대상으로 한 무증자 소규모 합병으로, 합병 비율은 1대 0이다. 합병 이후 일동제약이 존속하고 유노비아는 소멸한다. 합병 기일은 6월 16일이다.
유노비아는 2023년 11월 일동제약이 R&D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당시에는 신약 개발 투자 확대에 따른 적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 성격이 강했다. 실제로 일동제약은 2021년 -555억원, 2022년 -735억원, 2023년 -539억원 등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분사 이후인 2024년에는 13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5년에는 195억원으로 이익 규모가 확대됐다.
그러나 정책 환경이 바뀌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6일 제네릭 의약품 약가를 오리지널 대비 기존 53.55%에서 45%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일정 요건을 충족한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최대 4년간 약가산정률 49%를 적용하는 예외를 뒀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매출 규모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R&D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연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R&D 비중 7% 이상이 기준이다. 지난해 매출 5669억원을 기록한 일동제약 역시 이 기준을 충족해야 약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분사 이후 R&D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일동제약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분사 전인 2023년 16.3%였으나, 분사 이후 2024년 1.5%, 2025년 6.5%로 하락했다. 이대로라면 혁신형 제약기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약가 혜택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일동제약은 R&D 조직을 다시 편입해 투자 비중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과거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분사했다면, 이제는 약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재통합에 나선 셈이다.
일동제약은 앞으로 GLP-1RA 비만치료제, P-CAB 소화성궤양치료제 등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을 포함한 상업화 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약가 제도 개편안 시행 등 당면한 시장 상황과 제도적 여건에 적절하게 부합해 운영상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한편, 기업 체계를 간소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라며 “R&D 자산의 통합 관리를 통해 신약 연구개발 등 핵심 과업을 연속성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