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복지 예산도 늘어났다. 대부분 증권사의 복리후생비가 증가한 가운데, 복지 예산이 줄어든 6곳은 모두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중소형 증권사로 나타났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27곳의 지난해 복리후생비는 1조 329억 원으로 전년(9351억 원)보다 10.46%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증시 호황으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증권사들이 복지 예산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별로 보면 복리후생비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한화투자증권이다. 지난해 복리후생비는 658억 원으로 전년(572억 원)보다 56.93% 늘었다. 이어 △카카오페이증권 33.79% △키움증권 21.66% △유안타증권 18.98% △토스증권 18.53% △하나증권 15.7% △NH투자증권 15.47% 순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중소형사 6곳은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iM증권으로, 지난해 76억 원을 기록해 전년(87억 원)보다 12.3% 줄었다. 이어 △흥국증권 -10.46% △IBK투자증권 -7.88% △SK증권 -4.82% △다올투자증권 -3.08% △상상인증권 -1.25% 순으로 감소했다.
iM증권 관계자는 복리후생비 감소에 대해 “복지 제도 변경은 없었으며 임직원 수 변동에 따라 집행 금액이 달라진 것”이라며 “임직원 수가 2023년 약 860명에서 2024년 720명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730명으로 늘었고, 이에 따라 복지성 경비를 집행하는 인원이 줄어 금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복리후생비가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대부분 대형 또는 중견 증권사였다.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비교적 신생 온라인 증권사를 제외하면 증가폭 상위권 증권사들은 모두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이 1조 8000억 원을 넘었다.
반면 복리후생비가 감소한 증권사들은 대부분 자기자본 1조 원 미만의 중소형사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계열인 IBK투자증권과 iM증권을 제외한 4곳의 지난해 자기자본은 △흥국증권 1713억 원 △상상인증권 1954억 원 △SK증권 5959억 원 △부국증권 7603억원 △다올투자증권 7007억 원이었다.
이러한 양극화는 1인당 지표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1인당 평균 복리후생비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대신증권으로 7185만 원을 기록했다. 이어 △NH투자증권 4374만 원 △KB증권 3885만 원 △삼성증권 3281만 원 등 대형사들이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복지 예산 감소폭이 가장 컸던 iM증권의 1인당 평균 복리후생비는 1067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이어 △IBK투자증권 1521만 원 △상상인증권 1793만 원 △다올투자증권 2191만 원 △SK증권 2454만 원 등이었다. 부국증권의 경우 전년(8억4150만원)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전체 복리후생비 규모는 8억9711만원으로 1인당 평균 복리후생비는 380만원에 그쳤다.
자기자본 규모에 따른 임직원 체감 복지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1인당 평균 복리후생비가 가장 높은 대신증권과 최하위권인 부국증권의 격차는 약 18.9배, 지주계열인 IM증권과 격차는 6.7배에 달한다. 참고로 해당 수치는 계약직을 포함한 전체 직원 수 기준으로 산출됐다.
이 같은 복지 양극화는 단순한 사내 불만을 넘어 증권사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부문은 개인 역량과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맨파워’ 산업이기 때문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업황 악화 속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응과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대형사와의 재정 경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복지 축소 → 인재 이탈 → 영업력 저하 →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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