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의 경쟁 축이 차량 내 디지털 경험까지 확산되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은 각기 다른 인포테인먼트(IVI) 킬러 콘텐츠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차량이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머무르는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사용자 경험(UX)을 중심으로 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 기반 차량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개인화 기능인 ‘테마’ 서비스를 적용해 포켓몬스터, KBO 리그 등 IP를 활용한 UI와 전용 음성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기능은 차량 시동 시 애니메이션 효과와 함께 계기판·인포테인먼트 화면 전반에 적용되며, 즐겨찾기·음악·내비게이션 설정까지 연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일부 차종에서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테마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확장성도 확보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올해 출시한 '필랑트'에 동승석 전용 스크린을 탑재하고 OTT·게임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시네마 룸’ 기능을 도입했다. 해당 기능은 주행 중에도 운전자 시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시야 차단 기술이 적용돼 있고, 블루투스 헤드셋과 연동해 독립적인 오디오 환경을 제공한다.
KGM은 토레스 EVX 등 전동화 모델을 중심으로 아웃도어 환경에 특화된 ‘시네마틱 사운드’를 적용해 차량 외부에서도 입체 음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으며, 캠핑·차박 수요를 겨냥한 콘텐츠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주요 차종에 온스타(OnStar)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적용해 원격 시동, 차량 상태 진단, 긴급 구조 요청 등 기능을 통합 제공하며 실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독자적인 운영체제(OS)와 한 차원 높은 인공지능(AI) 기술력으로 맞서고 있다. 차량 소프트웨어를 자체 플랫폼으로 통합해 기능 업데이트와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대화가 가능한 차량’ 구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5년 하반기 신형 CLA를 시작으로 전용 운영체제인 ‘MB.OS’를 도입했으며, 여기에 챗GPT-4o 기반의 생성형 AI 비서를 통합했다. 기존 음성 명령이 단순 기능 실행에 그쳤다면, 해당 시스템은 운전자 의도를 파악해 복합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행 상황과 연동해 추천 기능까지 제공하고 OTA를 통해 기능이 지속적으로 고도화되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BMW는 차세대 전기차 노이어 클라세 출시와 함께 앞 유리 하단 전체를 정보창으로 활용하는 ‘파노라믹 비전’을 선보였다. 이는 기존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확장한 형태로, 속도·내비게이션·경고 정보 등을 운전자 시야에 맞춰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올해 들어 이를 전 라인업으로 확대하며 증강현실(AR) 기반 UI를 구현하고 있으며, 운전자가 시선을 이동하지 않고도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우디도 PPE(Premium Platform Electric) 기반 전기차를 중심으로 ‘디지털 콕핏’을 고도화하고 있다.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통해 배터리 상태, 주행 가능 거리, 충전 경로 등을 통합 관리하는 한편, 고해상도 콘텐츠와 연동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 연계해 사용자 계정 중심의 차량 환경을 구현하고, 차량 간 데이터 연동 가능성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은 차량 구매 결정 요인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비중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시점”이라며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차 안에서 쇼핑과 업무까지 가능한 통합 플랫폼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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