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계열분리 1년 반] ㊤ 영업익 6배 뛴 이마트…정용진式 수익성 전략 통했다

계열분리 후 첫 연간 실적서 ‘턴어라운드’…영업익 전년比 584.8%↑
본업 경쟁력 회복·구조조정 효과 본격화…독립 경영 체제 안착 평가
올해도 수익성 개선 흐름 이어질 듯…AI 기반 리테일 혁신 드라이브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공식화한지 1년 반이 지났다.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스타필드·스타벅스·편의점 사업을,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면세·아웃렛 사업을 각각 이끌고 있다. 계열 분리 이후 남매 경영 체제 아래 양 축의 사업 성과와 향후 완전한 독립까지 남은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신세계그룹은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뒤 1997년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를 완료하며 삼성과 완전히 갈라섰다. 이후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양축으로 몸집을 키우며 2023년 기준 그룹 전체 매출이 71조원을 넘는 국내 대표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백화점은 주요 지역에서 프리미엄 경쟁력을 강화했고, 이마트는 전국 150여개 점포망을 기반으로 국내 1위 대형마트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스타필드·스타벅스·면세·패션·뷰티·이커머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고객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2011년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을 인적분할해 장남 정용진 회장에게 이마트를, 딸 정유경 회장에게는 백화점 사업을 각각 맡기며 남매 독립경영 체제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신세계와 이마트는 2019년 각각 백화점과 대형마트 사업을 중심으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며 계열분리를 준비해왔다. 마침내 2024년 10월 30일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간 계열분리를 공식화했다.

2024년 말 기준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은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18.56%씩을 보유했고, 이명희 총괄회장은 양사 지분을 각각 10%씩 들고 있었다.

이후 정용진 회장은 지난해 2월 모친으로부터 이마트 지분 10%를 전량 매입해 현재 지분율을 28.85%까지 끌어올렸다. 정유경 회장 역시 신세계 지분 약 10%를 증여받으며 지분율을 29.15%로 확대했다.

◇구조조정 끝낸 이마트…본업 경쟁력 회복에 실적 ‘턴어라운드’

계열분리 이후 처음 받아든 연간 성적표에서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확연한 ‘턴어라운드’ 성과를 입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84.8% 급증한 3225억원을 기록하며 본업 경쟁력 회복과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 효과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고물가·소비 둔화 등 비우호적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구조조정과 운영 효율화 전략이 안정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가격·상품·공간 혁신을 중심으로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린 점이 수익성 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을 압도하는 지배력을 키우고자 오프라인 매장 수를 확대해왔다. 효율적인 점포 운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일단락됐다고 보고 공격적인 점포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점포 수를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필드마켓’, ‘트레이더스’, ‘이마트 푸드마켓’ 등 다양한 포맷을 선보이며 고객이 ‘일부러 가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실제로 트레이더스는 동탄점(2022년), 수원화서점(2023년), 마곡점(2025년 2월)에 이어 구월점(2025년 9월)까지 오픈하며 외형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트레이더스 간 통합 매입으로 원가를 낮추고, 이를 가격 할인으로 재투자해 고객 수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도 구축했다. 통합 매입을 통해 확보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할인행사 ‘고래잇 캠페인’을 진행하며 높은 고객 호응을 얻고 있다.

◇유통 넘어 AI로 눈 돌린 정용진…미래 먹거리 확보에 ‘승부수’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불확실한 영업환경 속에서도 본업 회복세와 지마켓글로벌 편출 효과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여기에 대형마트 경쟁사인 홈플러스의 구조조정 반사이익까지 더해지며 연매출 30조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 회장은 실적 정상화를 넘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유통 산업 성장성이 둔화하자 AI를 그룹의 핵심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투자 확대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 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국내 최대 규모인 250MW(메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단순 투자 수준을 넘어 AI 인프라와 리테일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AI 사업 육성에 힘을 싣기 위해 최근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AI를 단순 신사업이 아닌 그룹 미래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영록 경영전략실장 겸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전략실 업무에서 손을 떼고 ‘스타필드 청라’, ‘화성 스타베이 시티’ 등 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에 집중하게 됐다. 새 전략실장이 선임될 때까지는 정 회장이 직접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챙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더 빠르고 더 정확한’ 혁신을 실행하기 위해 이번 개편을 진행한다”며 “경영전략실을 내부적으로는 과감한 도전을 이끌고, 외부적으로는 국내 유통 시장을 선도할 비전을 제시할 조직으로 변모시킴으로써 더 큰 고객 만족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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