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통합요금제 출시에 알뜰폰 ‘울상’…“가입자 이탈 압박 커진다”

알뜰폰 번호이동, 4월 7353명 이어 5월 1만1211명 순감
5G·LTE 통합요금제에 QoS 결합…알뜰폰 경쟁력 약화 우려
알뜰폰 업계 “통신사 소매요금 인하보다 알뜰폰 도매대가 낮춰야”

<그래픽=사유진 기자>

알뜰폰(MVNO) 시장이 두 달 연속 번호이동 순감을 기록하며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신 3사가 5G와 LTE 요금 체계를 하나로 묶고 데이터 안심옵션(QoS)까지 결합한 통합요금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저가 요금제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온 알뜰폰의 입지가 한층 좁아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8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 번호이동 순감 규모는 1만121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7353명 순감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한 달 만에 감소 폭은 3858명 더 커졌다.

알뜰폰 번호이동 시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순증세를 유지했다.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1월 2만5588명, 2월 1만6798명, 3월 8320명으로 점차 둔화하다 4월부터 순감으로 돌아섰다. 알뜰폰이 두 달 연속 번호이동 순감을 기록한 것은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여파가 이어졌던 지난해 8~9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알뜰폰 업계의 부담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 커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가 이달부터 5G와 LTE 구분을 없앤 통합요금제를 선보인 데 이어 KT는 7월 1일, SK텔레콤은 7월 2일 각각 신규 통합요금제를 출시한다. 통신 3사가 잇따라 통합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기존에 5G와 LTE, 연령, 부가혜택 등에 따라 복잡하게 나뉘었던 요금 체계는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 중심으로 재편된다.

<출처=연합뉴스>

통합요금제의 핵심은 망 종류에 따른 요금제 구분을 없애고 선택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KT는 기존 5G·LTE 요금제를 전면 개편해 완전 무제한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와 데이터 용량별 요금제로 라인업을 나눈다. SK텔레콤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와 단계별 데이터 제공 요금제를 함께 내놓고, 신규 요금제에서는 단말기가 지원하는 범위 안에서 5G와 LTE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LG유플러스 역시 기존 요금제를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 기준의 통합요금제로 단순화했다.

데이터 소진 이후에도 일정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 있는 안심옵션 확대도 알뜰폰 업계에는 부담 요인이다. 그동안 저가 요금제 이용자들은 기본 데이터 제공량과 소진 이후 이용 조건을 따져 알뜰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통신 3사가 중저가 요금제에도 데이터 안심옵션을 확대하면, 알뜰폰이 내세워온 가격 대비 데이터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연령별 혜택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점도 통신사 요금제의 체감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KT는 어린이·청년·시니어 고객에게 추가 데이터 혜택을 자동 적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가입자가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연령 조건에 따라 데이터 혜택이 자동으로 붙는 구조를 마련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요금제 선택과 혜택 신청 과정이 간단해지는 셈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의 요금을 직접 낮추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알뜰폰 사업자의 설 자리를 좁힐 수 있다”며 “통신비 부담 완화가 목적이라면 이동통신사의 소매요금을 건드리기보다 알뜰폰 도매대가를 낮춰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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