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SK,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이번주 일제히 하반기 전략 회의를 열고, 신 사업 구상에 나섰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AI 활용 역량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한 가운데, 올 하반기 경영 화두는 AI를 경영 전반에 접목하는 AX(AI 전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각 사업부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사업 구상에 나선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삼성전자가 매년 6월과 12월 부문장 주재로 개최하는 정례 회의다.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해 사업 부문별·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한다.
올해는 삼성이 전사적 AX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폴더블 신제품 등 핵심 사업 전략과 함께 사업부별 AX 추진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삼성은 최근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AI 대전환’ 전략을 발표했다. 단순한 도구 활용을 넘어 업무 방식과 조직 운영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 DX부문은 지난 12일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3가지 외부 생성형 AI를 공식 도입했으며, DS부문은 현재 사용 중인 클로드 이외에 챗GPT와 제미나이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외부 생성형 AI 도입은 단순히 업무 도구로서 AI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실행 속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출발점”이라며 “개인의 생산성을 넘어 조직 전반의 실행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DX부문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그룹도 하반기 경영 화두로 AX를 전면에 내세웠다. SK그룹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뉴 이천포럼’을 열고 주요 계열사의 AX 추진 현황과 AI 혁신 전략을 의논했다. 올해 포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멤버사 CEO 등 경영진 5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포럼은 기존 경영전략회의와 이천포럼을 통합한 형태로 처음 진행됐다. 경영진 중심인 전략회의와 국내외 전문가가 함께하는 포럼을 통합해 AX 실행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취지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통합은 ‘AI의 발전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면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엄중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도 외부 생성형 AI 도입을 추진하며 전사적 AX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CEO 타운홀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365와 코파일럿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챗GPT의 사내 활용 가능성도 보안 및 시스템 구조 측면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핵심기술과 관련이 없는 영역부터 외부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향후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오픈소스 기반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한 사내 AI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LG그룹은 이달 중 구광모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열고 각 계열사 별 사업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앞서 3월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AX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이며, 사업 임팩트가 있는 곳에서 작은 것이라도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축적해야 한다”며 AX 가속화를 주문한 바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을 계기로 그룹 차원의 피지컬 AI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AI 경쟁력 강화와 AX 실행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AI 투자 규모나 기술 확보 여부가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이를 실제 업무와 조직 운영에 얼마나 빠르게 적용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AX 전환 속도가 향후 기업 간 격차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주요 기업들도 전사적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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