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ABL ‘인프라·마케팅’ 지출 확대…삼성·신한라이프는 비용 효율화

국내 22개 생보사 올해 1분기 기타사업비 1841억…작년 1분기보다 7.1%↑
ABL생명, 124% 늘리며 외형성장 승부수…교보생명도 53억 늘려 최대 증가
생보 기타사업비 지출 ‘온도차’…계리감독 강화에 사업비 관리 중요성 커져

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사업 전략이 ‘기타사업비’ 지출 규모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인프라와 마케팅 투자를 확대한 생보사가 있는 반면,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비용 효율화와 내실 경영에 집중한 곳도 있었다.

기타사업비는 보험상품 판매를 위한 직접 모집수수료를 제외한 일반관리비와 마케팅비, IT 시스템 유지·보수비, 인건비 등을 포함한다. 회사가 단기 수익성 방어에 무게를 두는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 나서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10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기타사업비는 총 18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718억원)보다 123억원(7.14%) 증가한 규모다.

금액 기준으로 기타사업비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교보생명이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분기 127억원이던 기타사업비를 올해 1분기 180억원으로 53억원(41.53%) 확대했다. 한화생명도 320억원을 집행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억원(15.64%) 늘렸고, NH농협생명 역시 121억원으로 15억원(14.16%)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ABL생명의 확대 폭이 가장 컸다. ABL생명의 기타사업비는 지난해 1분기 30억원에서 올해 1분기 68억원으로 38억원(124.46%) 증가했다. 신계약 확보를 위한 마케팅 확대와 인프라 투자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NH농협생명, ABL생명 등이 투자 확대에 나선 것과 달리 업계 1위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는 기타사업비를 줄이며 비용 효율화에 무게를 뒀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분기 217억원이던 기타사업비를 올해 1분기 194억원으로 23억원 줄였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도 201억원에서 172억원으로 29억원 감소했다.

이 밖에 처브라이프(-51.11%), DB생명(-6.95%), IBK연금보험(-4.41%), 동양생명(-2.70%), KDB생명(-2.65%) 등도 기타사업비를 줄이며 비용 관리에 나섰다.

업계는 이 같은 기타사업비 지출의 차별화가 생보업계 특유의 비용 구조와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보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보사는 신계약 확보 과정에서 지급하는 비례수당 등 신계약비 비중이 높아 전체 사업비 가운데 고정비 성격이 손해보험사보다 큰 편이다.

이 때문에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사업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인 수익성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업비 구조를 개선하고 신계약비 부담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보험업권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도 생보사의 사업비 관리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보험사가 사업비 가정을 산출할 때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등을 반영한 미래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여러 부서와 상품에 공통으로 발생하는 사업비는 일부를 단기 비용으로 임의 처리하지 않고 보험계약 기간 전체에 걸쳐 합리적으로 배분해 인식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규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업비 관리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운영할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관리 등 회사별 전략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투자를 확대한 회사는 늘어난 비용을 상회하는 우량 보험계약마진(CSM) 창출을 통해 성과를 입증해야 하고, 비용 효율화에 나선 회사는 본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여주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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