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이 ‘오너 3세’를 해외 사업 전면에 배치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부사장이 해외법인 임원을 겸직하며 현지 사업을 이끄는 가운데 차녀인 신수현 책임도 글로벌 디지털 채널을 지원하게 됐다. 2030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61%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만큼 현지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농심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이커머스본부 산하에 글로벌이커머스TF를 신설했다.
글로벌이커머스TF는 라면·스낵·음료 등 농심의 주요 제품을 국내외 유통채널에 공급하고 판매 목표를 관리하는 영업 조직이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신수현 책임의 합류다.
신 책임은 신동원 회장의 차녀이자 신상열 부사장의 누나다. 1991년생인 그는 그동안 농심 디지털마케팅팀에서 온라인 채널 전략 업무를 담당해 왔다. 기존 온라인 채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이커머스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농심 관계자는 “글로벌이커머스TF는 해외 시장에서 온라인 커머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통된 관리 및 운영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신설한 조직”이라며 “신수현 책임은 이커머스 전문가로, 기존 디지털마케팅팀에서 담당했던 온라인 채널 전략 업무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상열 부사장 역시 해외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농심홀딩스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홍콩 법인 임원까지 맡으며 북미와 중화권 사업을 동시에 이끌고 있다.
농심홀딩스아메리카는 미국·캐나다 등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해외 지주사이며, 농심홍콩은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거점 법인이다. 북미와 중화권은 농심 해외 사업의 핵심 시장으로, 신 부사장이 사실상 글로벌 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농심이 오너 3세를 글로벌 사업에 전면 배치한 것은 중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는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 해외사업 비중 61%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상태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해외 시장 확대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농심의 해외법인 매출은 1조602억원으로 전년보다 10.5%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3조5143억원)에서 해외법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2%였다. 수출을 포함한 전체 해외 매출 비중도 약 40% 수준에 머물러 있어 2030년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지금보다 두 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
다행히 해외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해외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했다. 호주가 182억원으로 29% 성장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어 일본이 362억원으로 21.7% 증가했고 중국과 베트남도 각각 19.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사업 기반도 넓히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러시아 법인도 출범시켰다. 러시아 라면 시장 공략은 물론 독립국가연합(CIS)을 아우르는 유라시아 시장 진출의 거점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오너 3세의 역할 확대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신상열 부사장의 현지 사업 총괄 능력과 신수현 책임의 해외 온라인 유통 전략이 농심의 글로벌 성장세를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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