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규제 속 법인카드 시장 ‘후끈’…KB 선두 속 하나·신한 추격전

상반기 법인카드 이용실적 72조4351억 원… 전년 동기 대비 8.28% 상승
KB국민카드, 점유율 18% 넘어서…하나·신한 1위와 1%p 차이 수준 추격

신용카드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 둔화와 카드론 규제 강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법인카드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법인카드 이용실적이 8% 넘게 증가한 가운데 KB국민카드가 1위 자리를 공고히 지켰으며, 하나카드와 신한카드가 공격적인 영업을 앞세워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올해 상반기 법인카드 이용실적(구매전용 및 현금서비스 제외)은 총 72조43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6조8952억원) 대비 8.28% 증가한 규모다.

이 가운데 시장 점유율 1위는 KB국민카드가 차지했다. KB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법인카드 이용실적은 전년 동기(12조2333억원)보다 8.71% 늘어난 13조2991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1년 새 상승했다. KB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법인카드 점유율은 18.36%로, 전체 카드사 중 유일하게 18%대를 유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18.29%) 대비 0.07%포인트 소폭 상승한 수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KB국민카드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KB MyBiz 사장님든든 카드’를 출시하며 소상공인 고객을 위한 맞춤형 혜택을 강화했고, 기업카드 디자인도 고객사 로고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고객 중심으로 전면 리뉴얼하며 기업 고객 경험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인카드 시장은 기업 고객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단순한 결제 기능을 넘어 고객 경험과 관리 편의성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업 고객의 특성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법인카드 관리 편의성과 디지털 서비스를 지속 고도화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상위 3개사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점유율 다툼은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하나카드의 점유율이 1년 사이 대폭 오른 데다, 그간 순위 변화가 크지 않던 법인카드 시장에서 신한카드가 3위로 한 계단 올라서는 등 상위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우선 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법인카드 점유율은 17.39%로, 전년 동기(16.50%)보다 0.90%포인트 늘었다. 이는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4위에 머물렀던 하나카드는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2위에 안착했다.

하나카드의 법인 신용카드 실적 확대는 하나은행과의 협업 전략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하나은행 거래 법인을 대상으로 일반경비성 카드의 주거래 전환을 적극 추진했으며, 신용한도 부여가 가능한 우량 법인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체크카드보다 수익성이 높은 법인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더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 역시 하나카드와 2위 자리를 놓고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법인카드 점유율은 17.02%로, 전년 동기(16.24%) 대비 0.78%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카드와의 점유율 격차는 0.37%포인트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수익 중심 사업 전략에 따라 영업 인프라와 지원 체제를 강화하고, 그룹사 공동영업 등 협업을 통해 우량 고객 확보와 고액 결제 비중 확대에 주력하며 법인사업 성장성을 높이고 있다”며 “우량 법인 신규 모집과 신시장 발굴을 위해 법인 섭외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인력을 확충했으며, 인력 재배치를 통해 주요 기업 담당 영업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원들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법인 신규 고객 모집과 영업직무자 미팅에도 직접 동행하는 등 현장 영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법인사업 확대 전략에 맞춰 신한은행을 비롯해 증권, 자산운용 등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거래 법인 확보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 카드사별 법인카드 점유율은 △우리카드 14.91%(전년 동기 대비 1.44%포인트 하락) △삼성카드 13.16%(0.80%포인트 상승) △현대카드 12.60%(0.15%포인트 하락) △롯데카드 6.58%(1.01%포인트 하락) △BC카드 1.07%(0.04%포인트 상승) 순으로 집계됐다.

법인카드 시장은 건당 이용금액이 개인카드보다 훨씬 커 신용판매 부진을 겪는 카드사들에게 주요 먹거리로 떠오른 지 오래다. 특히 2021년부터 법인회원에 대한 혜택 제공이 카드 이용액의 0.5% 이내로 제한되면서, 점유율과 회원 확보 능력이 곧 수익성과 직결되는 구조로 재편됐다. 본업 수익 감소와 규제로 난관에 봉착한 카드업계에 핵심 격전지가 된 셈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인카드 고객은 개인고객 대비 이용금액이 커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며 “혜택 차별화가 어려운 만큼 맞춤형 서비스와 브랜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법인카드는 건당 결제금액이 높고 안정적인 시장으로 평가된다”며 “B2B 거래에서 여전히 현금 결제가 남아 있어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전반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우량 법인 선별과 비가격 경쟁력이 점유율 향상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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