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빠진 롯데하이마트가 대표이사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새 수장으로는 야놀자의 성장세를 견인한 김종윤 대표이사 부사장이 내정됐다. 비(非)가전 출신인 김 내정자가 플랫폼 기업에서 쌓은 혁신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하이마트의 체질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종윤 대표이사 부사장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사내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면 김 내정자는 대표이사로서 본격적인 경영에 나서게 된다.
1978년생인 김 대표는 구글코리아와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2015년 야놀자에 합류했다. 이후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사업책임자(CBO)를 거쳐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야놀자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와 야놀자그룹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았다.
야놀자에서는 글로벌 투자 유치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해외시장 진출을 주도했으며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운영체계와 클라우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사업 모델 구축에도 기여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역량과 글로벌 사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의 성장을 견인한 실행형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회사 측은 김 대표에 대한 이사회의 추천 사유로 “글로벌 사업 성장과 AI·클라우드 기반 신사업 확대 경험을 바탕으로 AI·데이터 기반 경영 체계를 고도화하고, 고객 중심의 유통 혁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표 교체의 배경에는 부진한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1분기 영업손실은 1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규모가 37억원 늘었다. 2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1분기 적자 영향으로 상반기 전체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롯데하이마트의 이번 인사가 단순한 대표 교체를 넘어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오프라인 가전 유통의 성장 한계가 뚜렷해진 만큼 전통적인 유통 전문가보다 플랫폼 사업과 AI·데이터 기반 경영 경험을 갖춘 외부 인사를 통해 사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가전 양판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빠른 배송·설치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장 중심인 롯데하이마트는 가격 경쟁력과 편의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실적 반등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김 대표에게는 실적 반등은 물론 근본적인 사업 재편을 이끌 구원투수 역할이 맡겨졌다. 침체된 오프라인 중심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현재 롯데하이마트는 가전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평생 케어 △PB(자체브랜드) △매장 리뉴얼 △이커머스를 4대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으며, 관련 매출 비중을 지난해 38%에서 올해 4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다양한 산업에서 축적한 전략 기획과 사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중심의 사업 모델 혁신을 추진하고,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가 가전 및 유통업 경험이 없다는 점은 변수다. 내부 출신이 아닌 데다 가전 양판업계 경험도 없어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플랫폼 기업에서 검증된 혁신 역량이 오프라인 가전 유통에서도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AI·데이터 기반 경영을 실제 사업 경쟁력으로 연결하고,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맞춰 사업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혁신할 수 있을지가 김 대표 체제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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