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카드사 중금리대출 공급…삼성카드 홀로 8000억 폭풍 성장

카드업계, 중금리대출 지속 확대했지만…2분기는 ‘주춤’
삼성카드, 중금리대출 8000억 규모 취급…포용금융 견인
건전성 부담·가계부채 관리에 카드사 공급 전략 변화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8개 전업 카드사가 취급한 민간 중금리대출 규모는 2조3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8965억원) 대비 25.21%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올해 1분기(2조5708억원)와 비교하면 7.62% 감소하며,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이어지던 증가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드사에서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전분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카드사별로 줄어든 폭에는 차이가 있었다.

먼저 현대카드의 올해 2분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7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4026억원)보다 31.35% 급감한 수치로, 8개 카드사 중 감소율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 역시 4552억원에서 3235억원으로 28.93% 줄어들며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 밖에도 △신한카드 3989억원(전분기 대비 16.36% 감소) △우리카드 1088억원(15.40% 감소) △하나카드 1204억원(8.99% 감소) △롯데카드 3313억원(3.75% 감소) 등 대다수 카드사가 전분기 대비 공급 규모를 축소했다.

반면 삼성카드는 올해 2분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8106억원으로 집계되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증가세를 고수했다. 전년 동기 대비 46.79%, 직전 분기 대비로도 29.01% 늘어난 수치다. 전체 카드사 가운데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4000억원을 넘긴 곳은 삼성카드가 유일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기조에 발맞춰 자금이 필요한 고객들에게 적시에 유동성을 공급한 결과”라며 “삼성카드는 중·저신용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한편, 내실 경영 기조하에서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지난해 1분기 1조5915억원에서 시작해 △2분기 1조8965억원 △3분기 2조1482억원 △4분기 2조2828억원으로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에는 2조5708억원까지 치솟으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고쳐 쓴 바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이 중금리대출을 늘려온 주요 배경으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꼽힌다. 특히 중금리대출은 일반 카드론에 비해 낮은 금리로 제공되는 상품인 만큼, 대출 문턱이 높아진 차주들의 자금 수요가 중금리대출로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제공해 온 인센티브제도도 한몫했다. 당국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중금리대출 취급액의 최대 80%까지 가계대출 총량 규제 산정 대상에서 제외해 주는 혜택을 부여해 왔다.

올해 카드업계가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이내로 엄격히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총량 예외 인센티브는 카드사들이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유인책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서민층에 저금리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 자체가 저금리 유동성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카드사들도 당국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중금리대출 공급을 늘려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2분기 들어 중금리대출의 가파른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다. 당국이 80% 총량 인센티브제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가계부채 관리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면서 카드사들이 대출 자산 운용 기조를 보다 보수적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부터 카드사에 적용되는 민간 중금리대출의 금리상한이 기존 12.33%에서 12.26%로 하향 조정된 점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이전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해야만 중금리대출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마진이 줄어들어 대출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셈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카드론 자체를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금리대출도 카드론의 한 종류인 만큼 전체 카드론 취급 규모가 줄면 중금리대출도 함께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려면 그만큼 중금리대출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카드론 취급을 조정해야 하는 구조”라며 “현재도 중금리대출 증가분에 대해 총량 규제 인센티브가 적용되고 있지만, 전체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중금리대출만 무작정 늘리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건전성 관리 부담 역시 카드사들이 중금리대출 취급 속도를 조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금리대출은 금융회사가 신용평점 하위 50%에 해당하는 중·저신용 차주에게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로 공급하는 신용대출이다.

일반적으로 고신용자 대상 대출보다 부실 위험은 높은 반면, 정책상 금리상한이 적용돼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특히 금리 상승으로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경우 다중채무자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 카드사의 건전성 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

김석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시중금리 상승 가능성도 존재함에 따라 향후 가계의 이자비용 부담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압력이 가중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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